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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이주명 원장

기사승인 2021.06.09  14: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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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농식품을, 농민에게 안정적 소득 창출을"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코로나 19 예방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고 있다. 처음에는 부작용 때문에 접종을 꺼렸던 사람들도 접종자가 늘어나며 안심하고 접종에 동참한 결과다. 

질병을 예방하는 것 만큼이나 건강에 중요한 게 먹거리다. 이제 안전한 먹거리는 너무 당연한게 됐다. 큰 걱정없이 마트나 온라인몰에서 안심하고 구매한다. 하지만 이는 농산물과 식품이 우리 입속으로 들어가기까지 누군가의 수고가 있기에 이렇게 '당연한' 것이 됐다. 간간히 이 안심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불량식품 등 먹거리 불안 문제가 터지기도 한다. 

누가 우리 먹거리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을까?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그 주인공들 중 하나다. 3천여 명의 먹거리 보안관들이 눈에 불을 켜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묵묵히 그 일을 감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민들의 직불금과 농업경영체 운영 점검 등으로 업무 범위가 확장됐다. 농산물과 식품의 생산과 유통, 소비 전분야에서 맹활약 중인 농관원을 이끌고 있는 이주명 원장에게서 그들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이주명 원장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이 하는 일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농림축산식품부 소속기관으로 국민들이 농식품을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농산물의 안전성과 품질을 관리하고, 농업경영체 관리 및 공익직불제 이행점검 등을 추진하는 현장농정의 중추기관이다. 농관원은 김천 본원과 시험연구소를 중심으로 전국 9개도의 지원과 시·군 121개 사무소가 있으며, 3천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는 농식품분야의 가장 큰 현장 행정기관이다.

농관원은 1949년 식량 확보와 양곡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농산물검사소로 출발하였고, 1999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 개편되었으며, 그 기능과 업무를 지속 확대해왔다. 1990년대 중반까지 쌀․보리 등 정부양곡의 수매 검사가 주요 업무였다. 이후 WTO 출범 등 농정 여건 변화와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여 농식품의 안전과 품질, 원산지 관리, 농업경영체 등록 및 관리, 공익직불제 관리 등으로 그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농관원의 주요 업무는 농산물 안전성조사, 농식품 원산지 관리, 친환경 인증 및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등 농식품의 안전과 품질관리에 관한 일이다. 또한 농업경영체 등록·관리와 공익직불 이행점검 및 부정수급 단속 등을 통해 공익직불금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되도록 관리하고 있다.

- 올해 농관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에 대해 설명한다면?

농관원은 국민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농식품을 공급하고, 농업인의 안정적 생산 및 공익직불을 통한 안정적인 소득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5가지 과제를 중점 추진하고 있다.

우선 시행 2년차인 공익직불제가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공익직불 홍보 및 이행점검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농가의 공익직불금 신청 관련해 의무사항 준수를 위한 교육과 홍보, 직불신청 농가에 대해 실경작 여부 등 점검 등을 강화해 부정수급을 방지하고, 실제 농사를 짓는 농업인이 직불금의 수혜자가 되도록 하겠다.

둘째, 농업경영체 등록 및 정보관리를 강화하여 공익직불 및 각종 농림사업, 지자체 농민수당 등이 자격있는 농업경영체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2월에는 농업경영체 등록정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농업경영체 등록정보 유효기간제(3년)를 도입하여 3년마다 변경사항을 등록하도록 했다. 각종 농림사업의 기초자료가 되는 농업경영체 점검 강화 등을 통해 농업경영정보의 신뢰를 높이겠다.

셋째,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거래증가와 수입 농축산물 증가 등에 대응하여 원산지표시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농관원은 외국산 농산물이 국산으로 둔갑해 유통되지 않도록 관세청의 수입농산물 통관시스템과 연계하여 수입 농산물 관리를 강화고 있다. 통신판매와 배달서비스 확대 등 유통 여건 변화를 고려하여 원산지 점검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 특히, 돼지고기 원산지 5분 신속 검정 키트 개발 및 현장 적용 등 현장 단속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넷째, 농업인이 안전한 고품질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잔류농약 초과 등 부적합 농산물의 생산·출하를 철저히 차단하겠다. 지난해 농산물 안전성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부적합이 많았던 지역과 농작물, 농약성분 등을 선정하여 중점 관리하고 있다. 지자체, 농진청, 농협 등과 협력하여 농업인에 대한 농약안전관리 교육과 홍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부적합 농산물이 유통되지 않도록 생산단계의 안전성 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

마지막으로, 친환경·GAP․전통식품 등 국가인증 농식품 등의 생산 및 유통단계에 대한 품질과 안전성 관리 수준도 높이고 있다. 농관원이 직접 관리하는 친환경인증, GAP인증, 전통식품 인증 등 국가인증 농식품의 생산 및 유통 단계 안전성 관리 강화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인증제도가 활성화되도록 하겠다.

- 전통식품 인증 관련 업무도 농관원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전통식품 품질인증제는 국산 농산물을 주원료로 하여 예로부터 전승되어 오는 원리에 따라 제조·가공·조리되어 우리 고유의 맛·향·색을 내는 식품에 대해서 정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제도다.「식품산업진흥법」에 근거하여 농식품부에서 장류, 김치류, 떡류 등 84개 품목을 전통식품으로 지정·고시하고 있다. 1992년 처음 도입이후 현재 436개 업체 740개 품목이 전통식품 품질인증품으로 지정되어 있다. 민간인증기관인 한국식품연구원이 신청을 받아서 품목, 조직, 인력, 시설 등 지정 기준을 심사하여 적합하면 인증해 주고 있다.

농관원은 매년 인증품에 대하여 국산농산물 사용 등 인증기준, 표시사항 등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있다. 점검결과 인증기준 위반 업체는「식품산업진흥법」에 따라 전통식품 인증 표시정지 또는 인증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하는 등 생산 및 유통단계에서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전통식품 인증품의 소비촉진과 산업 활성화를 위해 매년 인증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표준규격 개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언론 및 방송, 인터넷 등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전통식품 인증품에 대한 홍보를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전통식품 인증품에 대한 소비촉진 및 산업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홍보와 사후관리를 병행하여 추진하겠다.

- 코로나 19 이후 비대면 시장을 통한 농식품 유통량이 크게 증가했다. 비대면 시장의 원산지표시 등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난해 코로나 19 등으로 농식품 온라인 거래가 증가하는 등 농식품 유통여건이 급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식음료·농축산물와 음식서비스의 온라인 거래물량은 2019년에 각각 16조 9629억 원, 9조 7328억 원에서 2020년에는 25조 9742억 원, 17조 3827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농관원은 코로나 19 등에 따른 비대면 거래 증가와 농산물 수입증가 등 여건변화에 대응하여 농식품 원산지와 안정성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고자 한다.

먼저, 원산지 표시대상업체 및 온라인 거래 증가 등에 대응하여 원산지 관리업체 점검을 효율화하고 있다. 원산지표시 대상업체를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등급화(우수, 관심, 중점)하고 올바른 원산지 표시를 위해 업체 대상 원산지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사이버 단속반 확대 운영과 통신판매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비대면 거래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둘째, 친환경농산물 및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전통식품 인증 등 국가인증 농식품에 대한 유통단계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거래 친환경농식품에 대해 친환경인증시스템상의 인증정보와 비교하여 점검대상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올 7월부터 점검에 활용하게 된다. 그 성과가 우수할 경우 GAP 인증, 전통식품 품질인증품 등으로 적용대상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직거래 등 통신판매 농산물 및 반려동물 사료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잔류 농약 등 기준을 초과하는 제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다.

- 최근 김치를 놓고 중국, 일본 등 이웃 국가들과 원조 논란, 명칭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김치에 대한 농관원의 역할은?

최근 중국산 배추김치의 위생문제가 이슈화되면서 김치 종주국인 우리나라 김치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 김치 수출액은 1억 3152만 2천불로 2019년 1억 499만 2천불에 비해 25.3% 증가하기도 했다.

농관원은「김치산업진흥법」에 따라 김치산업을 활성화하고 김치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김치 교육기관 지정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치 교육기관에는 김치 문화와 제조 방법 등의 보급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 훈련기관', 제조기술 전수와 김치산업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인력 양성기관'이 있다. 현재까지, 김치 교육 훈련기관은 20개소, 김치 전문인력 양성기관은 4개소를 지정했다.

또한, 농관원은 원산지 관리 전담기관으로서 김치의 원산지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중국산 배추김치의 비위생적인 제조공정이 이슈화됨에 따라, 국민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3월에 전국 약 3천여 개 배추김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배추김치의 원산지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그 결과 중국산을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한 104개 업소를 적발했다. 앞으로도 원산지 표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여 외국산 김치의 국내산 둔갑판매를 방지하고, 국내 김치 생산자 및 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

- 지자체별로 ‘슬로 푸드’ 인증 열풍이 불고 있다. 지리적 표시제와 슬로 푸드가 명칭은 다르지만 일맥상통하는 면도 있는 것으로 안다. 두 가지 제도의 시너지를 위한 농관원 차원의 방안이 있다면?

국가가 슬로푸드 인증을 하고 있지는 않으나, 비영리 사단법인인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에서 소멸위기의 종자나 식재료를 보전하기 위해 ‘맛의방주’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1년 5월 현재 대한민국 맛의방주 등재 목록은 제주푸른콩장을 시작으로 103건으로 알고 있다. ‘맛의방주’ 등재는 ‘소멸 위기에 처해 있을 것, 특징적인 맛을 가지고 있을 것, 지역의 역사와 연결되어 있을 것,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될 것’ 등의 요소를 충족해야 한다.

지리적표시와 관련해서는 「농수산물품질관리법」 제32조에 따라 국가가 인증하는 특정지역 농산물의 명성·품질, 그 밖의 특징이 본질적으로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경우, ‘유명성, 지리적 특성, 역사성, 지역 연계성’ 등의 요건이 충족되면 농관원에서 지리적표시로 등록해주고 있다. 현재, 2002년 제1호 ‘보성녹차’를 시작으로 제109호 ‘양구시래기’에 이르기까지 총 101건이 등록되어 있다. 이 두 제도는 각기 다른 배경으로 시작된 제도이나, 유사점이 있으므로, 그 취지를 살리면서 홍보 강화 등을 통해 우리 농식품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최근 농관원에서 돼지고기 원산지 판별 키트를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개발 배경 및 단속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가?

돼지고기는 국내 육류 중 국민 1인당 소비량이 가장 많은 육류다. 매년 국내 수요의 약 30% 수준을 수입하고 있으며, 국내산이 외국산보다 2배 정도 가격이 비싸 원산지 위반 유인이 많은 상황이다. 돼지고기 원산지 분석을 위해 기존에는 실험실에서 1건당 이화학 분석기간 4일, 분석 비용 40만원, 시료량이 2kg 소요되어 신속성이 떨어진다. 원산지 판별도 삼겹살, 목살 2개 부위만 가능하여 제한적이었다. 

이번에 개발한 돼지고기 원산지 신속 검정키트는 현장에서 단 5분만에 돼지고기의 모든 부위에 대해 국산과 수입산을 구별할 수 있다. 농관원에서 자체 과제로 선정하고, 지난해 집중 연구를 통해 쇠고기, 쌀 검정키트에 이어 세 번째로 개발했다. 돼지고기 검정키트 개발을 통해 돼지고기 유통·판매업체, 음식점 뿐 아니라 돼지고기를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 제조업체 및 양념육업체 등에서도 원산지 관리가 더욱 용이해지게 된다.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나는 하계 휴가철을 앞두고 6월부터 본격 활용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한국영농신문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등 비대면 농식품유통이 증가하고,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요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농관원은 '국민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농식품을 공급하고, 농업인에게 안정적인 소득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항상 열린 마음으로 농업인 및 국민 여러분과 소통하겠다. 앞으로도 농관원은 사람과 환경을 중시하는 농정의 현장 실천기관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 농업인과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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