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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위기에 농업이 위험하다

기사승인 2020.11.17  16: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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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고온으로 신종 병충해 발생 부쩍 늘어.. 대책 마련에 민관 분주

식물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그런 점으로 보면 농작물도 스트레스에 크게 좌우되는 생명체. 최근 ‘작물스트레스 관리’라는 말이 심심찮게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나 올 여름처럼 ‘긴 장마 → 수해 → 태풍 → 병충해 발생’ 을 차례차례 겪은 농작물의 스트레스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런 상황을 고려해 관리함으로써 작물 수확량과 품질을 높이자는 인식이 농업계에 확산중이다.

“기후변화와 이상 기상, 새로운 병해충에 대해 얼마나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대응할 수 있는가가 농업인뿐만 아니라 제조사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8년 국회에서 열린 ‘기후변화와 농산업 발전방향’에 대한 토론회에서 나온 핵심 주제인데, 곱씹어볼수록 의미가 깊다. 이 토론회를 연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지속적인 기온 상승으로 사과, 포도, 복숭아 재배한계선은 북상중이다. 한편 감귤, 단감 등 아열대 기후에 적합한 작물재배는 증가하고 상태”라고 지적하고,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나주는 배가 유명했는데, 향후 2023년까지의 중점 육성작목은 애플망고와 한라봉이 차지하고 있다. 나중에는 나주 애플망고와 나주 한라봉이 나주의 특산품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바로 이런 사례가 기후변화가 농산업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일 것이다. 외국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품종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미국에서는 가뭄피해에 대비한 ‘가뭄 내성 옥수수 품종’도 종자시장에 출시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기상이변에 따른 신종 병충해 역시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방제가 까다롭고 여러 종류의 약재 혼용 사용도 신종 병충해 출현에 따른 부작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이고 있기도 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비상등이 각계에서 요란하게 울려대고 있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품종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미국에서는 가뭄피해에 대비한 ‘가뭄 내성 옥수수 품종’도 종자시장에 출시되어 있다. [사진=픽사베이]

◇ “이상기후·자연재해 대책 시급...품종개발과 병충해 방제책도 서둘러야”

이런 분야의 문제들을 도맡아 연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컨트롤 타워가 우리나라에도 존재한다. 전남 나주에 있는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하 농기평)이란 곳이다. 농기평은 ▲정부의 연구비 지원이 필요한 문제나 기술영역을 파악하고, ▲연구를 통해 해당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연구자를 선정하고, ▲연구과제가 목표한대로 잘 진행되는지 평가하고, ▲연구결과물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촉진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농기평에서 연구.기획.해결책 마련을 추진중인 많은 분야 중에 ‘작물바이러스 및 병해충 대응 산업화기술개발’이란 항목이 있다. 이 항목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자. 계획이 수립되고 이후 결과가 도출되기까지 지원형태는 100% 출연이며, 지원조건은 대기업 50%이상, 중소기업 25% 이상 매칭으로 되어있다.

농기평은 ‘세계 1위 제품보다 우수한 World Best 제초제 개발 및 사업화’를 목표로 연구기관을 ㈜팜한농으로 꼽았다. 연구배경 및 목표는 ▲PPO 계 비선택성 제초제에 내성을 부여하는 형질의 개발 ▲ PPO 계 제초제 내성 효율 향상 연구 ▲ PPO 계 제초제 내성 형질전환체의 특성 분석 ▲ 작용점이 다른 제초제 (PPO 계+아미노산합성저해) 동시 내성 형질전환체의 생리 유전 특성분석이다.

연구성과 및 특징은 '다국적 농약회사 몬산토 제초제 ‘글리포세이트’ 내성 작물의 재배 확대에 따라 저항성 잡초 창궐, 제초제의 발암성 이슈로 새로운 제초제 내성 형질 개발 필요'라고 되어있다. 상품명은 ‘Roundup’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농약으로 미국 농부의 75%가 글리포세이트 저항성 잡초를 우려, 새로운 방제기술을 원하고 있다. 잡초의 종류에 상관없이 효과를 발휘하는 비선택성 제초제 내성 형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PCT 출원 외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볼리비아, 파키스탄, 남아공 등 특허 21건 출원, 제초제 내성 형질 기술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여 매년 4억 달러의 기술료 수입 창출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로써 PPO계 제초제 내성 형질의 Licensing Out (기술 사업화) 및 PPO계 제초제 내성 형질을 이용한 해외 종자사업 추진의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농기평에서는 국내 자생 식물인 '마치현'(쇠비름)을 이용한 신규 기능성 식품원료 개발 과제를 지원한 사례가 있다. 이를 이용하여 고려제약에서는 쇠비름의 유용한 기능을 발견하여 장 건강 원료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쇠비름 주정 추출분말이 배변활동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2019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신규원료로 허가를 받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건강기능식품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건강기능식품 판매가 이루어지면 매출 증대에 따라 농가 소득창출 및 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작물보호협회는 “우리 농산물의 95%는 작물보호제를 사용해 생산, 공급되고 있다."면서 "과연 모든 농법이 친환경농법으로 전환된다면 우리의 미래식량안보는 불안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픽사베이]

◇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과 기업의 협업...세계 최고 제초제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그렇다면 국내 작물보호제 업계의 최근 활동과 신제품 출시는 원활한 것일까? 차근차근 살펴보자.

▲ 팜한농 : LG화학 자회사 팜한농은 신물질 제초제 '테라도'를 내년에 인도네시아에서 출시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뉴팜 인도네시아'(PT Nufarm Indonesia)와 테라도 공급 계약을 맺었다는 것. 뉴팜 인도네시아는 자국에서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 점유율 1위인 기업이다. 대형 유칼립투스 농장에 작물보호제를 공급중이다. 팜한농은 최근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2020 한국품질만족지수' 작물보호제 부문에서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 농협 케미컬 : 농협케미컬은 2021년 신제품으로 살균제 1품목, 살충제 2품목, 제초제 1품목 등 총 4개 품목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협케미컬의 2021년 신제품은 올해 긴 장마 등의 이상기후와 코로나19 등 예측하기 힘든 다양한 환경조건에서 우수한 약효와 함께 농업인의 편의성 향상에 초점을 두었다.

▲ SG한국삼공 : SG한국삼공(주)과 ㈜풍농이 11월 4일 농업용 드론을 활용한 방제와 비료살포 기반구축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참석자들은 농촌 고령화로 인한 일손부족 문제를 드론 살포 솔루션으로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협약으로 SG한국삼공(주)과 ㈜풍농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농업용 드론 사업 분야 교류를 활발하게 펼쳐나가기로 했다. SG한국삼공(주)은 “농민들에게 맞춤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농촌의 일손부족 현상을 해소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신젠타 : 신젠타 작물보호제 사업부가 바이오 농자재회사인 발아그로(Valagro)를 인수했다. 신젠타 그룹은 이로써 작물보호제 사업부가 바이오농자재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탈리아에 본사가 있는 발아그로는 식물영양과 관리 솔루션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기업이다. 특히 최근 10여 년간 최대 10%의 연평균성장률을 기록하며 농자재 시장을 선도하는 업으로 성장했다.

▲ 동방아그로 " ‘몬스터’입제는 펜사이큐론 함유약제로 흑색썩음균핵병원균에 뛰어난 살균효과를 지니고 있다. 약효지속시간도 길어 경제적이라는 평가다. 흑색썩음균핵병을 예방하고 탁월한 치료효과를 발휘하며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 경농 : 경농은 최근 시설원예작물에 큰 피해를 주는 점박이응애류를 방제하는 점박이응애류의 천적인 칠레이리응애와 사막이리응애 제품을 소개했다. 특히 딸기 시설하우스 등에서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농은 점박이응애의 성충, 약충, 알을 모두 잡아먹는 주요 천적인 칠레이리응애와 사막이리응애를 통한 방제방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천적농법이 딸기 시설농가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작물보호협회는 “우리 농산물의 95%는 작물보호제를 사용해 생산, 공급되고 있다."면서 "과연 모든 농법이 친환경농법으로 전환된다면 우리의 미래식량안보는 불안해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작물보호제는 주요 농작물의 대량생산, 농산물 품질향상 등 이점이 더 크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농약원제 수입의존도는 2019년 기준 97.6%에 달한다.”며 "수입국의 원제공급이 원활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모든 농산물에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가 시행됨에 따라 농가들은 반드시 설명서 지침대로 농약안전사용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그게 바로 농가소득증대와 소비자를 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기상 이변에 대응하면서도 소비자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충분히 공급하려는 민관의 노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송영국 기자 syk@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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