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철산림] 한주간 산림계에는 무슨 일이?
시인 김현승은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라고 읊었다. 학생들이나 지식에 목마른 이들은 “가을에는 책 많이 읽게 하소서!”라고 소망한다. 모두 가을에 바라는 일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지자체의 ‘가을 소원’은 뭘까? 아마도 “은행열매 냄새 제거와 칡넝쿨 제거가 원만하게 하소서”가 아닐까 싶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은행나무 악취 제거 사업 비용은 무려 60억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을)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간 은행나무 악취로 인한 교체‧제거사업 현황'에 따르면 그렇다. 은행나무 한 그루당 평균 약 108만 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최근 서부지방산림청은 '칡덩굴을 부탁해'공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9일 밝혔는데, 여름철 도로변 및 산림경관 훼손의 주범인 칡덩굴의 효율적인 제거를 마쳤다는 것. 한편 경남 산청군은 향후 5년간 칡넝쿨 제거 예산으로 20억원을 책정해 시행중이다.
칡넝쿨이 산림생태계를 파괴하고 각종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주범이기에 몽땅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지자체들까지 합산하면 1년 동안 칡넝쿨 제거에 소요되는 전국예산은 40억원에서 80억원에 이른다. 앞서 언급한 은행나무 제거에 60억원, 칡넝쿨 제거에 40억원~80억원 정도라면 총 100억원~140억원 정도에 이르는 돈이다.
아깝다.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예산에 놀랍기만 하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