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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니아, 블루베리 그리고 또 다음엔 뭘까?

기사승인 2019.03.18  00: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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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따라잡기] 한 주간의 농업계 이슈 브리핑

산지폐기라는 말은 농민입장에선 가슴 아프고 처절한 말이다. 해마다 농민들은 농촌에서 농작물을 불태우고 트랙터로 갈아엎고 썩어가도록 방치하는 일을 연례행사처럼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파농민들이 대파값이 이게 웬말이냐며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런데 그게 거의 모든 농산물에 해당되는 것이어서 문제 중에 큰 문제인데도 사람들의 관심은 온데간데 없다.

최근엔 아로니아 농가들이 ‘대통령님, 아로니아 농가를 살려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상경했다. 딱한 사정이 아닐 수 없다. 아로니아가 뭔가? 사실 10년전 쯤부터 블루베리에 이어 아로니아는 귀농.귀촌 대상자들과 농민들의 재배희망순위 상위권을 점하던 귀하신 몸이었다. 어느 지자체의 장은 자신의 고장을 ’아로니아 특구‘로 만들겠다며 서울과 지방을 순회하며 행사를 치르곤 했던 게 바로 멀지않은 몇 해 전 일이다.

아로니아 재배농민들은 지난 1월 청와대 앞에 모여 아로니아를 블루베리처럼 FTA 피해보전 대상에 포함해달라고 촉구했다. 3월 현재도 마찬가지다. 살펴보니 아로니아 가격은 6년 전 1㎏당 3만~4만원이었다. 그런데 현재는 킬로그램당 천원대로 폭락했다. 이러니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어쩌다 ‘왕의 열매’라던 아로니아가 이렇듯 인기가 폭락했을까.

폴란드산 아로니아분말을 수입해 가공한 뒤 국내에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업체 대표를 만나 국내산 아로니아를 사용해서 만들면 안되느냐고 물어봤던 적이 있다. 그 때 돌아온 대답은 너무도 현실적이었다. 가격경쟁력으로 볼 때 국산 아로니아가 폴란드산 아로니아를 절대로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국산은 국산대로 만들어서 프리미엄제품으로 판매하면 안되느냐고 물었더니, 역시 비슷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하면 회사가 망하는 건 시간문제이며 업계 경쟁이 치열해서 그 어떤 회사도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 했다. 슬펐지만 현실은 현실이었다.

그 후 채 2년이 되지 않아 이렇듯 ‘아로니아 사태’가 벌어지는 모습을 보며 착잡하기가 이를 데가 없다. 농가들 역시 같은 말을 하고 있다. “폴란드산 아로니아 분말이 대량 수입되면서 산지 가격이 폭락했다”라는 것이다. 그러니 정부가 피해를 보전해달라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아로니아협회장 말대로 수입량(8200t)이 국내산(8700t)과 비슷한 게 현실이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아로니아 국내 생산량 증가가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며 농민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모양새다.

그런데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는 안 된다. 아무리 그래도 농식품부는 농작물의 생산량을 예측하고 전망하는 농촌경제연구원이나 농촌진흥청의 상급기관이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시장에서 발생한 일이라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성의껏 농민의 입장에서 정책을 마련하는 농식품부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유체이탈 화법’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농업관련 기관들은 절대 농민이 먼저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게 농업관련 기관들의 존재이유이기 때문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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