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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도돌이표...‘맹탕’ 국감, 이대로 좋은가?

기사승인 2020.10.12  0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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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해수위 국정감사는 농민을 위한 것’...농산물 제값 받기가 바른 농정의 시작

해마다 이맘때면 국회에선 고성이 터져 나온다. 국정감사 철이라 그렇다. “제대로, 똑바로 하세요!”라고 국회의원이 소리치면, 머뭇거리는 척 하던 다른 이(주로 해당 부처 장관)이 “규정에 맞는지 검토해보겠습니다!” 라며 틀에 박힌 대답을 하는 장면.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작년 국감 방송화면을 다시 틀어도 올해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바로 그 모습 말이다.

코로나19로 유난히 힘들었던 올해도 어김없이 국감은 열렸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10월 7일부터 10월 26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각 부처 기관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중이다. 그렇다면 이번 국감은 뭔가 좀 다를까? 농정 자체가 실종됐다고 평가받았던 20대 국회와는 뭐라도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작년 재작년의 이슈들을 재탕 삼탕하며 사골을 우려내는 모습이면 곤란한 거 아닐까?

농업 전문가들은 흔히 농업분야 국정감사를 ‘실현 가능한 의제들이 거의 없는 국감’이라고 평가한다. 장밋빛 뜬 구름을 국감장에 펼쳐놓고 ‘면피’하는 수준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 농민의 목소리가 반영될 리는 만무하다. 그런데 여기서 꼭 하나 짚고 넘어가야할 게 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과 농식품부 장관 그리고 관계자들은 과연 농민들의 ‘마음의 소리’를 알고 있긴 할까? 그들의 기대와 바람을 정확하게 파악이나 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런 면에선 지난해 대통령 직속 농어업특별위원회(농특위)에서 9개 광역지자체를 순회하며 벌인 ‘타운홀 미팅’에서 나온 농민들의 목소리는 가장 정확한 농민의 ‘마음의 소리’일 수 있겠다. 전임 농특위원장이었던 박진도 위원장이 지난해 9개월 동안 각 지자체를 돌며 수렴한 농어민. 전문가. 관계자들의 기대와 소망은 지난 해 12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된 바 있다. 바로 '2019 타운홀 미팅 보고대회'에서였다.

박진도 농특위원장이 종합한 9개도(道)의 생생한 의견을 종합해보면 이렇다. "▲농어민으로 살아가기가 무척이나 지치고 힘이 드니까(농어민의 삶의 질 보장), ▲농어업만 해서 생계를 꾸릴 수 있게끔(지속가능성 보장), ▲농수산물을 제값 받고 팔 수 있게 가격정책을 마련해주고(합리적 농수산물 가격 유지), ▲농어촌의 일손부족을 해결해 달라"는 것이다.

이 4가지 요구사항을 하나로 뭉뚱그리면 바로 이런 결론이 도출된다. “ 농수산물을 제때 제값 받고 팔 수 있게 시스템을 고쳐 달라. 그래야 농어민으로 계속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 김현수 장관이 주요 내용을 보고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 농특위가 파악한 농어민의 고충 1위 “농수산물을 제값 받고 팔수 있게 해 달라”

이러한 농민들의 요구사항을 대통령과 농특위만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아닐 것이다. 국정감사를 주도하는 국회와 국회의원들이 그런 문제해결의 주체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문제점은 충분히 파악했으니 이제라도 힘과 지혜를 모아 추진하며 해법을 도출하는 일만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시점에서 백종원과 박진도라는 인물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백종원은 잘 알다시피 외식경영전문가 겸 방송인이다. 그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공익성은 두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골목을 돌며 골목상권을 살리는 '골목식당', 농촌을 돌며 창고에 가득 찬 재고를 해결해주고 판촉도 도와주는 ‘맛남의 광장’ 등의 예능프로그램은 사실 국가와 농식품부가 시스템을 앞세워 해야할 일이다. 그걸 백종원 개인이 해내고 있는 모습, 보기 좋기도 하지만 씁쓸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박진도는 또 누군가? 그는 문재인 정부 초대 농어업특별위원회(이하 농특위) 위원장이다. 농특위는 대통령 직속기구. 박진도 위원장은 취임부터 퇴임할 때까지 틈만 나면 이런 말을 외치고 다녔다.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3농(농어민, 농어업, 농어촌)을 농어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의제로 끌어 올리는 일이다.” 박진도 전 농특위원장의 이 말은 곧 농촌ㆍ농민ㆍ농업을 전 국민적 화제와 관심사가 되도록 지혜를 모으고 애정을 쏟아보자는 것이다. 현실이 전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농업홀대, 농업패싱이란 말은 괜히 나오는 단어가 아니란 뜻이다.

그런 점에서 백종원이라는 외식경영전문가 겸 방송인은 박진도 전 농특위원장이 말한 바로 그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백종원 만큼 농촌과 농업을 전 국민적 의제ㆍ화제ㆍ관심사로 만들어주는 인물이 대한민국에 과연 누가 있을까? 곰곰 따져보면, 백종원의 농업 기여도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대통령을 능가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마 농해수위 국회의원 전체를 합한 것보다도 영향력과 실효성이 크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엔 이런 기사도 화제가 됐다. 물론 백종원 관련 기사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이하 한돈자조금)은 신뢰도 높은 기업인이자 인기 방송인인 백종원 대표를 새로운 ‘한돈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에 백종원 한돈 홍보대사는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모든 사람이 즐겨 찾고 맛과 영양이 뛰어난 한돈의 홍보대사가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돈 홍보대사로서 한돈의 우수성은 물론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다양한 부위와 조리법 등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돈자조금 하태식 위원장은 “백종원 홍보대사는 다양한 경험을 통한 정보를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는 공인으로서 우리 돼지 한돈의 장점을 알리기에 최적화된 인물”이라며, “앞으로 국가대표 외식 사업가의 참신한 감각과 아이디어로 밥상 위의 국가대표인 한돈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하태식 한돈자조금 위원장은 그를 가리켜 ‘국가대표 외식사업가’라고 칭했다. 외식사업가가 농업과 농촌과 농산물의 홍보의 ‘국가대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백종원은 ‘농산물 유통의 국가대표’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 면에서 박진도 전 농특위원장이 파악한 농민의 고충(“농산물을 제 때 제값 받고 팔게 해달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해결해주는 인물이 바로 백종원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유난히 힘들었던 올해도 어김없이 국감은 열렸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10월 7일부터 10월 26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각 부처 기관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중이다. 사진은 2019년 국정감사장 [사진=한국영농신문]

◇ 농산물 재고 처리와 농촌.농민 고충해결사는 농식품부가 아닌 백종원인 현실

그런데 왜 정부와 국회는 뒷짐만 지고 있고 백종원 개인이 이런 막중한 일을 해나가는 모습을 ‘어부지리’격으로 바라만 보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차라리 방송국에 백종원이 출연하는 농업관련 프로그램을 3~4개 만들어서 방송한다면, 맹탕 도돌이표 국정감사를 열 번 하는 것보다 훨씬 실질적이고 효과적이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이번 국감에서 어떤 의제들이 논의되고 있을까? 농민들의 소원 1위인 ‘농산물 제값 받기와 유통’으로 한정해 살펴 보자.

■ 농산물 가격정책 무용론 대두

정부가 관리하는 주요 농산물의 가격편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 서귀포시)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수급조절품목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그렇다. 배추의 경우 연중 가격편차가 2015년 약 3배 수준에서 2019년 약 6.8배 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조절 기능이 완전 무용지물이 된 격이다.

무의 경우 2015년 2.8배 수준에서 2019년 3.9배 수준으로, 건고추는 2015년 1.1배에서 2019년 1.4배, 양파는 2015년 3.4배에서 2019년 2.6배인 것으로 드러났다. 배추의 경우 2013년 10kg에 9021원에서 2014년 4789원으로 46.9% 급락했고, 2015년 5540원에서 2016년 1만 858원으로 두 배 가까이 인상됐다. 그야말로 가격의 롤러코스터가 아닐 수 없다.

위성곤 의원은 “농가소득과 직접 연결된 주요 농산물수급조절 정책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현재 정책수준으로는 힘들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농업소득 계속 줄어

그런 가운데 2019년 농업총수입과 농업소득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의원이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농가의 평균 농업소득은 1026만 원으로 2018년 1292만 원에 비해 20.6%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총수입은 3444만 원으로 2018년 대비 3.7% 감소했다. ▲ 과수, 채소, 미곡, 화훼 등 농작물수입이 2018년 2470만 원에서 2019년 2329만 원으로 5.7% 감소, ▲ 농업 잡수입이 1022만 원에서 659만 원으로 35.5%가 감소했다. ▲축산 수입은 대동물(한육우 등), 축산물(계란, 우유 등) 등의 수입이 늘어 2019년 1047만 원으로 2018년에 1002만 원에 비해 4.5% 증가했다.

위성곤 의원은 “농사만 지어 벌어들이는 돈, 농업소득이 1년에 1천만 원 수준에 불과하고 이전소득, 농외수익 등으로 보존해야 겨우 4천만 원 수준인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도시 근로자 가구소득 6615만 원 대비 62.3%에 불과한 수준이다. 귀농귀촌을 장려하는 농식품부의 과장(?)홍보가 과연 타당한가를 고려해야할 시점인 것이다. 위성곤 의원은 “지역별 농가소득 격차 감소, 농가부채 경감 등을 위한 핀셋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감이 진행중인 상황이지만, 어디에서도 아직까지는 뾰족한 해법이 제시되지는 않고 있다. 특히나 농협의 제 할 일 하기에 대한 지적은 매년 나온다. 농협은 이미 거대한 몸집을 유지하기 위한 공룡조직이 된 지 오래다. 농협 개혁과 농산물유통 개혁이 결국은 이번 국감에서 가장 치열하게 논의되고 지적되어야할 문제다. 얼마만큼이나 이런 현안들이 속 시원하게 국감장에서 해결될지 지켜볼 일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 농민들이 바라는 건 딱 하나다. “농산물을 제때 제값 받고 팔게만 해달라! ”는 것이다. 국감을 대하는 모든 관계자들이 명심해야할 말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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