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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에 구멍... 최근 3년 곡물자급률 20% 깨져

기사승인 2024.09.26  02: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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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체 해외곡물망 통한 수입량 1% 대... 국제곡물수급대책위원회도 2년째 휴업

문대림 의원 (더불어민주당, 제주시갑 )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글로벌 식량안보 위기 속에 밀과 옥수수 등의 국내 곡물자급률이 20% 이하로 떨어지며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인 가운데, 정부가 안정적인 해외곡물망 확보에도 실패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대림 의원(더불어민주당 ‧ 제주시갑)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망 위기가 촉발하며 수입처와 식량 자급 문제가 드러나자 국제곡물수급대책위원회를 출범했지만, 당해 9월에 4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2년째 후속 대책위를 열지 않고 있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정부는 2022년 12월에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향후 5년(2023~2027년)간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자급률 제고 및 해외 공급망 확보를 중심으로 과거와는 차별화된 실질적인 정책 수단 발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이 확보하는 해외 곡물터미널(곡물을 건조·저장·분류·운송하는 유통시설)을 통해 2027년까지 곡물 수입량 중 국내 기업의 해외 유통망 활용 비중을 18%로 늘린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문대림 의원실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기업 확보 해외곡물망을 통한 수입량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보유한 우크라이나 소재 포스코인터내셔널 곡물터미널과 미국 소재의 팬오션 곡물터미널의 곡물 수입량 대비 반입량은 2020년 0.4%, 2021년 3.4%, 2022년 1.3%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도 2022년부터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이 가동 중단되며, 지난해 우리 기업이 확보한 해외곡물망을 통한 곡물 수입량은 전년 대비 70% 이상 감소했다. 아직 지난해 전체 곡물 수입량이 산출되지 않았지만, 연간 곡물 수입량이 대체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올해 우리 기업 확보 해외곡물망을 통한 수입량 비중은 1%대 이하로 추락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약속했던 해외 곡물망 확보 관련 융자지원사업 또한 집행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3년도에 1개 기업만이 500억 원 융자 규모의 사업을 정부에 신청했지만, 융자금은 집행되지 않았다. 정부가 식량 위기에 대응해 역량을 갖춘 민간업계에 해외 곡물 유통망 확보를 위한 투자 비용 등을 지원하겠다며 홍보해 왔지만, 실제 성과는 2년째 ‘0’에 그친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다수의 연구기관은 우리나라의 식량안보가 대단히 취약함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부터 3년간 평균 곡물자급률(사료용 곡물 포함)은 19.5%로 집계됐다. 지난 2008년 31.3%였던 것에 비해 11.8%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일본은 27.5%에서 27.6%로 오히려 상승했다. 중국은 102.7%에서 92.2%로 10.5% 포인트 하락했지만, 자급률 자체가 대단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쌀이 아닌 밀과 옥수수 등은 더욱 높은 수입 의존도를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에 사료용 수요를 제외한 쌀의 식량자급률은 104.8%에 달했지만, 밀과 옥수수는 각각 1.3%, 4.3%에 그쳤다. 한국경제인연합회 또한 2023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옥수수와 밀의 수입의존도를 각각 98.3%와 99.2%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가 이처럼 식량안보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주요국의 식량안보 확보 노력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식량 자급률을 제고하고 해외 의존도 감소를 목표로 한 강력한 '식량안보법'을 시행했고, 일본 역시 25년 만에 '농업기본법'을 개정하고 기본 이념에 ‘식량 안전보장’을 새롭게 추가했다.

문대림 의원은 “기후위기 시대에 접어들며 주요국의 식량 수급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며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인 해외곡물망 확보와 수입선 다변화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의원은 “식량안보를 위한 연내 자급률 제고뿐 아니라 해외곡물망 확보까지도 포괄하는 식량안보 지원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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