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체진화제-산불지연제 혁신제품 지정... 영국 식품환경연구처 분석평가 '우수'
한국임업진흥원의 잔류농약검사 실험실 [사진=한국임업진흥원] |
[한국영농신문 김찬래 기자]
눈에 띄는 산림청 산하 기관이 있다.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이름만 보면 잘 분간이 안 되는 기관이지만 하는 일은 참 다양하다. 바로 산림청 산하 기관인 한국임업진흥원(원장 최무열)이다. 최근 한국임업진흥원은 ‘산림과학기술 실용화 지원 사업’을 통해 1년간 연구개발 된 ‘고체진화제 및 산불지연제’가 지난 7월 중순 혁신제품으로 지정되었다고 밝혔다. 혁신제품제도는 공공부문이 그 제품의 첫 번째 구매자가 되어 기술혁신과 초기시장 창출 등 혁신성장을 견인하고, 공고서비스 질을 개선하는 정책을 말한다.
이번 혁신제품으로 지정된 ‘고체진화제’와 ‘산불지연제’는 토양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친환경 성분으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등의 무독성 시험을 통과한 제품이다. 제품의 연구개발을 통해 산불지연 및 산불진화 효과 뿐만 아니라 생태계 안정성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체진화제’는 기존 액체 진화제를 고체화하여 휴대성을 높인 제품인데 액체형보다 가볍기 때문에 더 많은 양을 소지하여 운반이 가능하며 별도 운반용기 또한 필요하지 않다. 해당 개발품은 소화성능 시험(방재시험연구원) 결과, 물에 비해 3배 이상의 소화능력이 확인됐다. 기존 소방설비에 장착할 수 있는 전용 기구를 함께 고안하여, 고체진화제를 사용하는데 제약이 없도록 개발했다.
‘산불지연제’는 산불이 진행되는 방향에 미리 살포하여 산불 확산을 차단 또는 지연하는 제품으로, 살포 후 5mm/h 정도의 강우 상황에서도 약 3개월간 효과가 지속된다. 2022년 울진‧삼척 산불에서 원자력발전소 등 인근 주요시설물에 산불지연제를 살포하여 방화선을 구축하고 산불을 차단하는 등 실제 현장에 적용되기도 했다. 제품의 공공성, 시장성, 혁신성 등의 평가를 통해 혁신제품으로 지정된 ‘고체진화제’와 ‘산불지연제’는 초기 판로지원 및 공공 조달 연계 활성화를 위해 혁신제품 지정일로부터 3년 동안 정부 및 지자체 등과의 공공조달을 통한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그런가하면 한국임업진흥원은 영국 식품환경연구청(FERA)에서 주관한 ‘2024년 국제분석능력평가(FAPAS)’에 참여해 잔류농약 부문 최고 수준의 분석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최근 자료를 냈다. FAPAS는 잔류농약과 중금속 등 다양한 분야의 분석 능력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으로, 신뢰도가 높아 매년 세계 각국 정부와 대학, 민간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제공받은 시료를 분석한 뒤 결과를 제출하면 참여기관들의 표준점수(Z-score)를 산출해 평가한다. 표준점수가 0에 가까울수록 정확한 결과다. 허용범위는 ±2.
임업진흥원은 이번 평가에서 7개 농약 성분 분석 결과를 제출해 모두 Z-score 2 이하로 ‘적합’ 판정을 받았다. 특히 살균제 성분인 피라클로스트로빈(Pyraclostrobin)을 비롯한 4개 성분에서 가장 우수한 표준점수 0.0점을 받아 참여한 57개 기관 중 최고 수준의 분석 정확도를 나타냈다. 최무열 원장은 “임산물 품질관리 전문기관으로서 국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임산물 공급을 위해 잔류농약 분석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유지하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임업진흥원은 산림과학분야 연구개발 성과의 실용화, 임산물의 생산·유통·정보제공 등을 통해 임업인 소득증대, 임산업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 당연히 산불진화를 위한 신기술, 산림 농약잔류 현황 분석 능력 개발, 대학생 대상 국내산림연수(우드잡) 개최, 산림분야 배출권거래제 세미나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막중한 책임만큼 임업인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김찬래 기자 kcl@youngno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