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들, 가축분뇨 냄새 저감 노력... 농식품부-환경부, 친환경 신산업 전환 협력
충남 홍성군 소재 농업회사법인 성우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설 [사진=홍성군청] |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관광지에서 맡게 되는 가축분뇨 냄새. 이는 꼭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이나 중국 관광지에서도 가축분뇨 냄새는 쉽게 맡을 수 있는데, 더 큰 문제는 관광객 뿐 아니라 지역주민 사이에서 분쟁이 커지고 확산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각 지자체에서는 관광객 유치 뿐 아니라 지역민들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가축분뇨 냄새 해결을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강원도 철원 주상절리길 관광지에서는 축산분뇨 냄새를 관광객들이 회피한다는 민원이 잦아서 문제가 됐다. 심지어는 축사 분뇨 악취 때문에 예약을 했던 관광객이 취소를 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어 몇 해전부터는 가축분뇨 냄새가 지역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에 철원군은 축산악취 감시초소 운영 및 가축분뇨 수집운반업체 실적보고 및 교육을 통해 이를 해결해나가고 있는 중.
호남고속도로 익산 나들목(IC) 부근도 마찬가지였다. 익산시 왕궁면 축산단지에서 나오는 가축 분뇨 냄새가 이정표가 될만큼 가축분뇨냄새가 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데 그 이유는 환경부, 전라북도, 익산시가 손잡고 휴·폐업한 축사를 포함해 현업 축사 매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같은 노력으로 악취 저감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익산시는 내친 김에 왕궁 축산단지 부지에 환경부의 ‘자연환경 복원사업’을 유치해서 영국의 에덴 프로젝트를 접목하겠다는 계획도 품고 있다.
우리나라 관광지의 대표주자 제주 역시 축산 분뇨 냄새로 인한 민원이 끊이질 않는 지역이었다. 그래서 지난 2022년에 냄새나는 양돈장에 대해 자진 폐업을 유도하는 정책이 추진됐다. 특히 도로변이나 관광지 주변의 소규모 양돈농장이 대상인데, 폐업이 완료된 양돈장은 다시 축산시설로 재사용이 불가능하다.
농식품부(장관 송미령)와 환경부(장관 한화진)는 지난 5월 31일 충남 논산시 신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에서 ‘가축분뇨의 환경친화적 관리 및 처리방식 다각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현재 퇴‧액비화 중심의 가축분뇨 처리 구조를 친환경적 신산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양 부처의 공통된 인식에서 비롯됐다. 가축분뇨 관련 규제와 지원을 각각 관장하는 양 부처의 협력을 통해 가축분뇨의 바이오차·재생에너지화 등 신산업화에 속도가 더해지고, 축산분야 환경개선 및 온실가스 감축 정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축산업의 지속가능성과 환경보전 책무는 상호 대립이 아닌 보완적 과제”라면서, “이번 협업도 축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에 대한 신속한 개선은 물론, 신산업 육성 등 양 부처의 한계를 넘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가축분뇨는 잘 활용하면 귀중한 영양분이 되지만 그 양이 늘면서 처리방식의 다각화가 매우 중요해졌다.”면서, “가축분뇨가 바이오에너지 등 새로운 자원으로 다시 태어나 탄소중립 및 환경오염 방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농식품부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식품부와 환경부는 가축분뇨의 환경친화적 관리와 신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가축분뇨법)」의 하위법령을 올해 7월까지 개정할 예정이다. 현재 가축분뇨는 농식품부에서 ‘이용’을, 환경부에서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가축분뇨법」 하위법령 개정은 가축분뇨 처리·활용 기술의 발전 및 업계 애로사항을 고려하여 가축분뇨 수집·운반업과 처리업의 기술인력 허가기준 개선 등 현장 여건에 맞는 합리적인 제도가 도입되며, 이달 중에 법제처 심사를 거쳐 다음 달 중으로 국무회의 의결 후 공포된다.
이번 「가축분뇨법」 하위법령 개정이 완료되면, ▲기술인력 고용부담 감소 등에 따른 가축분뇨 처리산업 활성화, ▲시설원예 등 액비 이용처 확대를 통한 친환경농업 확산 등 다양한 현장의 어려움은 해결하면서, 농·축산업의 환경 개선 효과도 함께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