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8월 7일부터는 개고기 먹은 사람도 처벌 받나?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이행을 위해 전담 조직(TF) 현판식 현장 [사진=농식품부]

[한국영농신문 김찬래 기자] 

「개식용금지법」(개식용종식법)이 다음 달 7일, 즉 8월 7일부터 시행된다. 이제 더 이상 개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사실 개고기 식용 금지는 외국 문화와 한국 문화의 충돌, 나아가 세계화라는 큰 틀에서 매우 긴박하게 논의되고 결정된 감이 있다. 이 법은 또한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김건희법’으로도 불려왔다.

실제로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반열에 오른 박지성 선수의 현역시절, 영국의 극성 축구팬들은 “너희 나라는 여전히 개고기를 먹지?”라는 노래를 부르며 박지성을 곤혹스럽게 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프랑스 여배우를 비롯해 상당수의 외국 유명인들이 우리나라 개고기 식용 문화를 정면 공격하며 세계적 이슈로 만들어온 점도 「개식용금지법」 제정과 연관이 있다 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인식 전환이 서서히 이루어져, 개를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반려견 사육 인구 천만 시대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개고기 식용은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됐다. 그런데 아직 개고기 식용금지는 좀 더 시간이 흘러야 온전히 해결될 사안들을 남겨놓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개를 키우고 도축하고 팔아온 관련 종사자들의 생계문제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이 모여 공통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육견협회는 “개고기 식용금지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업자들의 생존권 훼손, 국민들의 행복추구권 침해일 수 있다”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육견협회장은 "국민이 먹는 것을 금지해서 성공한 역사는 없다"며 "우리나라 인구가 점점 (줄고) 출산율 세계 꼴찌, 인구절벽 시대가 온다고들 말하는데 이제는 '개공화국'이 된 것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럼에도 '개식용종식법'은 8월 7일부터 시행된다. 하지만 시행일부터 식용 개를 사육하거나, 도살하거나, 유통하거나, 판매하다가 적발되면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시행은 8월 7일부터지만 처벌은 2027년 2월 7일부터 시행된다. 약 2년 반 동안의 유예기간을 두는 것이다.

개식용종식법 제5조(개의 식용 목적 사육ㆍ도살ㆍ유통ㆍ판매 금지) ①항은 “누구든지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사육ㆍ증식하거나 도살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고, ② 항은 “누구든지 식용을 목적으로 개(사체 또는 식육(食肉)을 포함한다) 또는 개를 원료로 조리ㆍ가공한 식품을 유통ㆍ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못박고 있다.

처벌 관련 시행일인 2027년 2월 7일부터는 식용을 목적으로 도살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사육이나 조리, 유통, 판매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개식용 종식법’ 관련한 기사가 언론에 나가고 농식품부가 해명자료를 내는 일도 생겨났다. 지난 7월 19일 ‘뉴스1’매체가 <개식용종식법 지원안 기존보다 후퇴>라는 기사를 내고 “(업자들에 대한) 전․폐업 지원안이 대거 축소됐고, 도축장이 전업을 희망할 경우 시설과 운영자금을 지원하던 내용도 제외되었다.”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개식용종식법에 따른 업계의 전․폐업 지원에 관한 사항은 현재 관계부처 협의 중이며 구체적인 지원안은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현재 재입법 예고 된 시행령안에서도 전업을 희망하는 도축상인에게 시설과 운영자금을 지원토록 하는 규정이 명시되어 있다.... 정부는 그간 사회적합의를 거쳐 제정․공포된 개식용종식특별법의 취지에 따라 업계가 원활하게 전․폐업하고 생계를 이어가는데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여기서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며 자주 질문하는 사실 한 가지. 개고기를 파는 사람 말고, 먹는 사람도 처벌받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번에 제정되고 시행되는 개식용종식법에는 그에 관한 처벌 조항은 없다. 외국에 나가서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지만, 개고기는 마약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에서 개고기를 먹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

문제는 외국에서도 발생한다. 개고기 식용을 허용하는 국가가 지구상에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1998년, 태국과 대만도 2천년대 초반에 개 도살과 식용을 법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결국 개 식용을 금지하는 법을 명문화하지 않은 국가는 아시아에서도 중국과 베트남 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도 국제사회에서의 자국 이미지 실추를 고려해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고 애완동물로 재분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