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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부족 국가 대한민국... 돌발가뭄 주의보 전세계 확산

기사승인 2024.05.11  15: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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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용수 복족 해결이 최우선 과제... 용수개발상업으로 '지하댐' 주목

우리나라는 농업용수가 넉넉한 편이 아니다. 이에 대한 문제점도 국정감사에서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지난 2022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5조원 규모의 가뭄 대응 농촌 물관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작 물부족 우려가 더 큰 지역을 사업대상에서 배제시켜 가뭄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농촌진흥청]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돌발가뭄이라는 말이 세계 곳곳 뉴스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다. 전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기습적으로 시작되는 이른바 ‘돌발 가뭄’(Flash Drought)이 점차 가뭄의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돌발가뭄 피해가 더 큰 이유는 급속하게 진행되고 대비하기가 어렵기 때문. 이 역시 지구온난화 영향이란 게 정설이다.

농사철을 맞아 우리나라가 ‘물(水)부족 국가’인가 아닌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UN이 정한 물부족국가에 대한민국이 포함되어 있다는 언론 보도가 가끔 눈에 띄는데, 사실 언론도 정확하게 이를 파악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물이 부족해서 큰 곤경에 처하는 일이 잦지는 않고, 그렇다고 농업용수나 공업용수가 늘 풍족한 것도 아니어서 국제적 기준과 지표 만으로 우리나라를 물부족국가라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오히려 물 스트레스 국가라는 표현이 더 체감하기 쉬운 말일 수도 있다. 물 스트레스는 쉽게 말해 연평균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에서 물의 수요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자원연구소(WRI)라는 곳에서 지목한 ‘물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국가로 분류되고 하는데, 특히 오는 2030년 세계 45개 대도시에서 약 5억명의 인구가 물 부족 사태를 경험하게 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우리나라 서울은 도쿄, LA(로스엔젤리스)와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우리나라는 물 사용량이 세계적으로 높은 나라에 속한다. 우리나라 환경부 ‘상수도통계 2017’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우리 국민 1인당 1일 물사용량은 약 287리터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유럽국가들 중 물을 많이 쓴다는 독일이 하루 127리터, 덴마크가 131리터인 걸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유럽 국가들의 거의 2배 이상의 물을 쓰고 있다. 참고로 세계인구의 절반 이상이 1인당 1일 약 100리터 이하의 물을 사용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통계가 나와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농업용수가 넉넉한 편이 아니다. 이에 대한 문제점도 국정감사에서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지난 2022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5조원 규모의 가뭄 대응 농촌 물관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작 물부족 우려가 더 큰 지역을 사업대상에서 배제시켜 가뭄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영암 무안 신안)은 당시 국감에서 "<2013년 재해대비 농업생산기반정비 중장기 계획 추진 현황>에 따르면 계획 수립당시 가뭄취약지역 면적은 전남과 충남이 각각 1, 2위로 가장 컸지만 정작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 선정 물량은 10년간 11개 광역자치단체중 각각 4, 5위에 그쳐 관련 사업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서 의원의 말대로 사업 선정의 불이익으로 인해 전남과 충남은 가뭄 우려지역 비중이 늘었고 가뭄피해도 전국 1,2위를 차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서삼석 의원은 「농어촌정비법」을 대표발의하고 지난해 2월 법이 개정됨에 따라 농촌용수개발, 배수개선 사업 추진 등 농촌 물 문제에 대응한 '농업생산기반 정비계획'을 10년마다 세우고 5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하여 계획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수리시설을 통해 물을 공급하는 국내 논 면적은 2022년 기준 84.3%에 달한다. 반면, 섬이나 깊은 산골 등은 아직도 약한 가뭄에도 큰 고초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충북 음성 맹동저수지 [사진=한국농어촌공사]

◇ 돌발가뭄 예방 주의보 전세계 확산... 농업용수 부족 우리나라도 예외 아냐

이에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용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을 위해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29일 농업용수가 부족한 56개 시·군에 가뭄대비용수개발사업 예산 6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수리시설을 통해 물을 공급하는 국내 논 면적은 2022년 기준 84.3%에 달한다. 반면, 섬이나 깊은 산골 등은 아직도 약한 가뭄에도 큰 고초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가뭄 해소의 사각지대가 15~16%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올해도 통수식 행사도 열렸다. 통수식은 한 해 농사를 시작하기 전 풍년의 기원을 담아 농업용수를 처음 흘려보내는 행사를 말한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하는 통수식은 각 지자체별로 금파통수식(김포와 부평평야에 가을이면 벼가 황금빛으로 변하고 바람이 불면 파도가 이는 것과 같다고 금파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한강물을 양수하여 김포들에 관개하는 신곡양수장이 설치된 1923년부터 거행된 통수식), 백파제(백파통수식, ‘한줄기 물이 백갈래로 갈라져 김제·만경의 광활한 호남평야를 골고루 적혀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1928년부터 동진강 낙양 취소보에서 거행되는 농업용수 통수식) 등의 이름으로 성대하게 치러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 4월 30일 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에서 ‘공사 대표 통수식’을 열고 올해 농사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안전하고 풍요로운 영농을 기원했다. 이날 행사는 진도북춤을 시작으로 가야금, 아프리카 전통악기 앙상블 공연, 전통적인 제례 의식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진행됐다. 올해는 공사 국제협력개발(ODA) 참여국의 인사들을 초청해 한국 농업의 기술과 전통, 문화에 대해 알리는 한편 ‘농업분야 국제협력 발전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도 개최했다.

이병호 사장은 “평년보다 높은 수준의 저수율을 유지하고 있는 예당저수지는 가뭄 대비 비상급수체계를 철저히 갖추고 있어 올해도 농업인들이 물 걱정, 날씨 걱정없이 풍성한 결실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3,428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92%로 평년 대비 양호한 수준이다.

2024년 4월 30일 예당저수지에서 열린 통수식 현장. 한 해 농사를 시작한다는 의미로 수문이 열리고 있다. [사진=한국농어촌공사]

◇ 가뭄 대비 용수 개발 사업, 농어촌 공사 ‘통수식’ 등 형식적 계획과 행사 다수

그런데 특히 올해 2024년은 농업용수 부족이 국정감사에서 예고된 해이기도 하다. 매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되는 단골 아이템이기도 한 농업용수부족이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미래를 예측하는 자료로 인용돼 주목된다. 지난 2017년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는 당시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경남 진해)이 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2024년 논·밭 용수가 수요량에 비해 39억톤이나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39억톤을 댐 담수량으로 환산해보면, 춘천 소양강댐 담수량(세계 댐 담수량 5위, 담수량 29억톤)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의 양이다.

당시 김 의원이 걱정한 부분은 물을 저장하는 능력, 즉 저수율이었다. 저수율이 48.4%로 가뭄에 대처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었다. 우리나라가 약 10~11% 정도의 지하수 활용도를 나타내고 있는데, 미국과 일본은 농업용수의 약 20%를 지하수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되는 수치로 제시됐다.

저수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 중 댐 건설이 우선 고려되고 있는데, 복잡다단한 지상 댐 건설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지하댐’이라는 개념이다. 지하댐이란 계곡, 강, 빗물 등 흘러가는 물을 그냥 사용하지 않고 지하에 물막이 댐을 설치해 물을 저장했다가 필요시에 사용하는 시설이다. 

사용하지 않고 그저 흘러가거나 지하에 스며든 물을 저장했다 사용할 수 있을뿐더러 증발에 의한 물 손실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건설이 까다로운 나름의 약점이 있지만 지상댐 건설에 드는 노력과 시간을 감안하고, 매년 겪어야하는 농업용수 부족사태를 극복하는데는 지하댐이 훌륭한 보조수원 또는 비상수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그래서 외국에서도 중국 산둥성, 랴오닝성 지하댐을 필두로 일본의 가바지마 지하댐, 미야코지마 지하댐 등이 지어져 농업용수 부족을 보충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인도와 에티오피아 역시 지하댐 건설이 활발한 나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도 현재 지하댐이 6개가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속초 쌍천 지하댐. 속초와 양양 경계의 지하에 건설된 쌍천지하댐은 총연장 832m, 평균 높이 16m 규모로 하루 최대 4만 톤의 취수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이 물이 속초시민들의 식수로 활용되고 있다. 속초시 전체 식수 공급량의 84%(약 3만 톤)을 책임지고 있다니 그 활약이 대단하다. 이밖에도 공주 옥성 지하댐, 포항 남송 지하댐, 정읍 고천 지하댐 등이 있다. 아무쪼록 올해는 농업용수 걱정 없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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