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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과수종합대책’ 발표하며 직수입과일 쏟아붓는 농식품부

기사승인 2024.04.19  15: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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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실련, "물가안정 내세워 농민희생"... 국산과수 경쟁력 높이기-수입산 확대 모순

박수진 식량정책실장이 과수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근본적이 아닌 근시안적 목전 회피책으로 정부가 할당관세 등을 통한 수입확대 정책으로 물가안정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이는 농가소득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

이렇게 목소리를 높인 이들이 누구일까? 도시 거주 회사원들일까, 공무원들일까 아니면 농민들일까? 맞다. 농민단체들과 일부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다. 이들은 정부의 수입 위주 일방적 물가안정책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특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무분별한 저율관세할당(TRQ)이 품목 면에서나 규모면에서 확대되고 현상은 물가안정을 앞세워 농민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최근 들어 눈에 띄는 과일수입 확대 분위기는 과수재배 농민이 아닌 과일수입업자만을 위한 악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정부가 바나나 15만톤, 파인애플 4만톤, 망고 1만 4천톤 등 일부 과일의 30% 관세율을 없앤 데 따른 반발인 셈. 경실련은 또 “농산물가격 폭등은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재해”라며 “농산물 피해보상을 위한 관련 법령 개정에 정부와 국회가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농축산연합회도 성명을 내고 정부의 시각은 늘 당장의 물가관리 측면으로만 기울어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당장 4월 10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농민단체들은 정부의 이런저런 주요 농정에 대한 방향 선회를 요구하고 있는데 “수입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항목이 여러 농민단체들의 공통 요구사항이란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물가안정이라는 명분으로 항상 농축산물 수입확대가 논의되는데, 이를 (정부에서 결정하지 말고) 국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목소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분위기 속에 농림축산식품부는 과일값 안정을 위해 직수입한 과일을 대형마트뿐 아니라 중소형 마트에도 공급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농식품부는 소형 슈퍼마켓 등 전국 골목상권 1만 2천여개 점포에 오렌지를 평소보다 값싸게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4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의 점포 250곳에 초도물량 8.2톤을 우선 공급한 정부는 직수입해 전국에 유통시킬 과일을 오렌지, 바나나, 체리 등으로 넓혀나가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결정에 대해 "골목상권에서도 수입 과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점이 물가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아울러 "이와 같은 물가안정 정책 지원을 확대해나감으로써 국민들이 물가 안정 정책 효과를 더욱 체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농식품부는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함과 동시에 과일값에 대한 국민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2024~2030)이라는 것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우리나라 과일에 대해 “▲고품질화를 중점 추진해 품질 경쟁력은 있지만 가격 경쟁력은 낮다. ▲기후변화 준비도 미흡하다. ▲도매시장 유통 비중이 여전히 50% 정도라서 가격변동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크기‧외관 중심의 재배 관행 때문에 1인 가구 증가, 식습관 변화 등 소비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번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으로 '기후변화 대응 강화, 소비자 니즈 충족을 이뤄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뭔가 큰 게 빠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이다. 곰곰 생각해보면 바로 떠오르는 게 있는데 그건 바로 수입과일에 대한 정책이 이번 과수산업대책에서 빠져있는 것.

계약재배를 늘리고 미래 재배적지 중심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유통단계를 단축하는 등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과수재배 농민들의 수익과 직결되는 과일수입정책을 빼놓았기 때문에 공허함마저 느껴진다 하겠다. 이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는 정부는 언제든 과일값이 출렁일 때면 직수입과일을 대량 공급한 뒤 “일부 농민 이익단체들의 반발 때문에 전체 물가를 좌시할 수는 없다”는 논리로 농민들을 외면할 게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그래서 과수산업대책을 발표하면서 골목상권에까지 직수입과일을 대량 쏟아 붓는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의 말에 신뢰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송 장관은 과수산업종합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후변화는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고 지금 우리 앞에 직면한 현실입니다. 국민들이 국산 과일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국산 과일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그런데 혹시 만약에 국산 과일의 경쟁력, 그 중에서도 (상품경쟁력은 차치하고) 가격경쟁력이 심하게 낮아진 2024년 봄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 농식품부 장관에게 묻고 싶다. 대답은 아마 이렇지 않을까 싶다. 

“직수입 과일이 있잖아요?”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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