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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 평균연령 66세... “밭농사 기계화 없이 농촌 없다”

기사승인 2023.11.12  21: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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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늘-양파 밭농사 기계화 롤모델... 육성사업 추진에도 R&D 예산은 삭감

농촌진흥청과 농햡중앙회이 주최한 '밭농업 일관 농작업대행 시연회' 현장 [사진=농촌진흥청]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10년 후엔 기계 없이 농사짓기 힘들어. 늙은이들만 모여 사는 시골에서 누가 농사를 지어?” 이런 말은 대개 농촌과 농업 관련 포럼, 정책 연구 행사에서 늘 쏟아져 나오는데, 결론은 대충 “앞으론 잘 하자”로 모아지곤 한다. 그런데 잘 하자는 덕담으로만 쓸어 담기엔 너무도 부족하다. 우리 농촌의 현실, 특히나 고령화 추세가 극도로 가파른 우리나라 농업계는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농촌의 농민 평균연령은 지난 2021년 66세를 넘겼다. 만 65세부터 노인이라고 법에서도 규정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노인들만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뜻. 그것도 70세를 바라보는 노인들이 우리 농민의 절반이 넘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게 그저 잘 해보자라는 말로 넘어갈 상황일까? 

지난해 말 민주당 어기구 의원과 한 언론사가 공동주최한 농업 관련 포럼에서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농업혁신, 밭농업 기계화에서 찾는다'라는 주제를 내세워 관심을 끌었다. 다수의 참석자들은 "농촌에 일할 사람이 없어서, 밭농업 기계화가 대단히 중요한데, 농촌 현장엔 영세농가가 많아 농기계를 구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추와 고추 같은 우리나라 밭농사의 주력품목엔 밭농업 기계화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쏟아져 나왔다. 해결책으로는 밭기계 사용이 늘어야 기계화율도 높아질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밭농사 기계가 더 다양하게 출시되어 공급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달리 보면,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라는 도돌이표 질문 같기도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게 참석자들의 이구동성. 이 포럼에 참석한 김재왕 채소산업연구포럼 상임이사는 "농촌의 인건비가 폭등해서 인건비가 전체 생산비 50% 이상을 넘는 품목은 앞으로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지경이다. 밭농업 기계화는 그래서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밭농업 기계화율이 비교적 높은 마늘·양파 같은 경우를 롤모델로 삼아 밭농업 기계화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그 말도 맞다. 최근 농식품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실제로 밭농업 기계화로 마늘·양파의 경우 농지 1㏊당 농작업 비용을 700만 원 가량 절감 가능하다고 한다. 농식품부가 지난 6∼7월 농촌진흥청을 통해 ‘밭농업 기계화 우수모델 육성사업’ 지역을 대상으로 경제성 분석을 진행해서 나온 자료에 나와 았는 내용이다.

농촌진흥청은 마늘 주산지인 경북 영천, 경남 창녕을 비롯해 양파 주산지인 전남 무안, 경남 함양 등 4개 지역 20개 농가를 대상으로 밭농업 기계화의 비용·노동시간 절감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1㏊ 기준으로 마늘·양파 농사를 지을 때 기계화를 통해 각각 평균 775만 원, 687만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화와 수작업을 비교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얼마나 큰 지 더 확연히 파악할 수 있다. 마늘의 경우 수작업으로 농사를 지으면 1㏊당 1,054만 원이 들지만, 기계로 작업하면 279만 원밖에 들지 않았다. 1헥타르당 무려 8백만 원 가까이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는 뜻이다. 양파도 마찬가지. 수작업일 때는 1㏊당 899만 원이 들었지만, 기계화의 경우 212만 원의 비용만 소요되어 무려 7백만 원 가까운 비용이 절약됐다.

그렇다면 밭농사 기계화는 비용절감 효과만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노동시간도 확연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늘의 경우, 수작업으로 농사를 지으면 1㏊당 평균 517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기계화의 경우엔 124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시간으로는 400시간 정도가 절약되어 노동시간이 무려 76%나 감소했다. 양파도 마찬가지다. 양파는 노동시간이 1㏊당 평균 452시간(수작업)에서 82시간(기계화)으로 무려 81.9%나 줄었다.

이 같은 조사,연구 결과에 농식품부는 고무된 표정이다. 경제적 효과가 이처럼 입증된 마당에 밭농업 기계화 우수모델 육성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는 마늘·양파 주산지 6곳이었지만, 내년 2024년에는 15곳, 2025년에는 27곳으로 이 사업을 확대한다고 한다.

고추수확기 시연회 현장 [사진=TYM]

◇ 마늘ㆍ양파 밭농사 기계화로 1헥타르당 각각 7~800백만 원 비용 절감 효과

그런데 위와 같은 농식품부의 희망과는 달리 현재의 밭농업 기계화 상황이나 내년 예산 증액분을 보면 과연 그게 가능할까 싶은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다. 알다시피 거의 100% 기계화가 이루어진 논농업 기계화율은 무려 99.3%에 이르지만, 밭농업 기계화율은 60%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난 10년간 논농업 기계화율은 97.7%인데, 밭농업 기계화율은 59.3%에 그쳤다.

작업단계별 기계화율은 작목에 따라서도 차이가 컸다. 작년 기준으로 볼때 파종·정식 단계에서의 콩 기계화율은 37.2%였지만, 배추·고구마·무 기계화율은 0%로 나타났다. 이들 3개 작목은 파종·정식단계에서 기계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오로지 수작업만으로 농사를 짓고 있었다. 수확 단계에서도 콩(46.1%), 마늘(43.8%)에 비해 배추와 고구마 기계화율은 여전히 0%를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밭농사 기계화 예산과 관련해 증액도 아닌 실질적 감액이라는 지적이 나와 많은 전문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밭농사 기계화율 77.5%를 목표로 설정했음에도 예산 수립에서는 실패한 모양새다. 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강화해야 하지만 내년 관련 예산은 20% 가까이 삭감됐다. 

밭농업기계화 R&D 예산은 2020년 57억 5,500만원, 2021년 57억 1,800만 원, 지난해에는 64억 6900만 원, 올해는 70억 900만 원이었다. 그러나 내년예산에서는 정부가 R&D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밭농업 기계화 관련 예산도 오히려 줄들어어 58억 6100만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윤준병 의원은 "농작물 생산에 있어 기계화·자동화는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데 매우 중요한데, 밭농업 기계화율은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관련 예산은 오히려 삭감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윤 의원은 "밭작물 기계화율이 낮은 파종·정식·수확기를 중심으로 재배기술과 연계한 연구개발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업전문가나 농기계업체 관계자들 역시 "관련 예산마저 줄이는 일은 밭작업 농기계 개발만 놓고 보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령화 현상이 도시에 비해 현저하게 도드라지는 농촌 현실을 감안한다면 빠른 시일내에 밭농업 기계화와 더불어 고령층을 위한 농기계, 자율농기계 등이 출시되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럼에도 연구 개발 예산마저 후려치는 정부의 태도가 안타깝다 못해 걱정을 자아내고 있다. 밭농사가 힘들면 농민들은 농촌을 떠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농업인들의 비용 증가는 도시민 식품 구매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현 정부가 고심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요인이 된다.

농촌이 흔들리면 도시 역시 휘청일 수 밖에 없다. 농정 당국, 나아가 경제 살리기에 애쓰고 있는 정권의 의사결정권자들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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