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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온라인 거래 대세... 지자체 쇼핑몰 어디로?

기사승인 2023.11.05  22: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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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매 구매액 비중 25%-성장률 23%... 지자체몰 성장에 정부 관심 필요해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 시장 [사진=농식품부]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코로나는 농산물 소비 행태의 판도까지 바꿔놓았다. 코로나 유행 시점인 2020년을 기점으로, 온라인 농산물 거래액이 오프라인 거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온라인 농산물 거래의 형식이다. 

그 중 B2C 유형은 3가지로 나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농산물 거래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서 직접 매입 후 판매하는 ▲직매입 형태,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순간 매입이 이뤄지는 ▲판매분 매입 형태, 판매자가 플랫폼에 직접 상품을 등록하여 판매하는 ▲오픈마켓 형태로 나눠진다.  반면, 농산물 온라인 B2B 거래는 농협 온라인농산물거래소, aT사이버거래소, 제주시농협공판장 온라인 경매 및 공영도매시장 온라인 경매 등을 통하여 이뤄지고 있으나, 온라인 B2C 거래 대비 활성화 진척도가 낮다. 여기서는 온라인 B2C 위주로 풀어내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통계청이 실시한 2021 소비자 설문 결과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한 농축산물 전체 구매액 비중은 24.5%이었으며, 온라인 유통채널 이용 이유는 ‘저렴한 가격’, ‘배달 서비스’, ‘구매 시간의 자유로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한 농축산물 구매 비중은 향후에도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음식료품의 2021년 온라인 거래액은 24조 2,950억 원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4.6% 증가한 수치이다. 농축산물의 2021년 거래액은 7조 1160억 원으로 음식료품과 비슷한 수준인 2020년 대비 22.9%의 성장률을 보였다. 

농산물의 유통 경로는 크게 [농가 ▶ 산지 ▶ 도매 ▶ 소매 ▶ 소비자] 의 순서로 진행된다. 사진은 국내 대형마트 내부 [사진=이병로 기자]

◇ 급성장한 온라인 농산물 유통시장, 농촌에 반전의 기회 될까?

잘 알다시피 농산물의 유통 경로는 크게 [농가 ▶ 산지 ▶ 도매 ▶ 소매 ▶ 소비자] 의 순서로 진행된다. 기존 오프라인 농산물 유통 경로는 ▲‘가락동’으로 불리는 이른바 도매시장을 경유해 소매점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도매시장 경로, ▲농가와 산지에서 벤더(매입자)를 거쳐 소매점을 지나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산직경로(산지-소매업체직거래)로 나뉜다. 물론 산지에서 ▲생협 같은 단체를 거쳐 바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농-소 직거래 경로도 존재한다.

하지만 온라인 농산물 유통경로는 이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크게 오픈마켓형, 풀필먼트형으로 나뉜다. ▲오픈마켓형은 산지 농가에서 네이버, 11번가, 지자체 쇼핑몰과 같은 오픈마켓형 온라인업체에 입점해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배송업체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형식이다.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쇼핑몰은 이 중 오픈마켓형에 해당된다. ▲풀필먼트형은 쿠팡,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의 온라인업체에서 산지 농가에서 농산물을 매입해 자사 물류센터, 자사 배송 시스템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통계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오픈마켓을 통해 판매하는 벤더들이 급격하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더들은 직접 산지를 다니며 상품성이 높은 농산물을 발굴하고 적절한 상품화 작업을 거쳐 부가가치를 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생산자인 농민 또한 온라인 오픈마켓 시장이 규모화되면서 오픈마켓을 통한 농산물 유통을 반기는 추세다. 오픈마켓의 장점으로는 ‘새로운 판로 확보 및 판매처 다변화(59.2%)’ 및 ‘브랜드 홍보 및 자사 브랜드 가치 증가(23.7%)’가 조사되었다.

소비자 온라인 플랫폼 농산물 구매 현황을 살펴보면, 조사 대상 가구의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한 농축산물 전체 구매액 비중은 24.5%이었으나, 세부 품목별로 차이가 존재한다. 가구의 전체 농식품 월평균 구매액은 37만 8천 원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육류ㆍ계란류가 13.25원/월로 35.0%를 차지하였으며, 과일류(9만 9천 원, 26.1%), 채소류(8만5천 원, 22.5%), 쌀ㆍ잡곡류(6만 2천 원, 16.3%) 순이었다. 온라인 유통채널로 농축산물을 구매하는 비중은 연령별로 20~30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거의 모든 품목의 온라인 비중이 감소했으며, 가구소득이 증가할수록 온라인 유통채널 구매액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산물 구매시 온라인 유통채널을 이용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배달 서비스, 구매시간의 자유로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격이 저렴하거나 비교가 용이해서’가 35.5%로 가장 높았으며, ‘배달해줌으로’ (24.9%), ‘원하는 시간에 구매할 수 있어서’(16.6%) 순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한 농축산물 구매 비중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었다. 대부분의 가구 내 식품 주구입자가 전년에 비해 온라인 유통채널 이용 비율이 증가하였다고 응답하였으며, 향후에도 ‘쌀ㆍ잡곡류’ 이외의 품목류의 온라인 구매액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응답하였다. 전년 대비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한 농축산물 구매 비중의 증가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새벽 배송 등의 온라인 업체가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이용 증가로’, ‘가격이 저렴함으로’, ‘직접 배달해 주므로’ 순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농산물 전문 온라인쇼핑몰 '오아시스'

◇ “온라인 농산물 구매는 2~30대가 1위, 가격이 저렴하거나 비교가 용이해서”

앞서 언급했듯 온라인 농산물 구매액은 코로나 유행시기를 기점으로 큰 폭으로 늘어났다. 향후 점점 거래규모는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시, 도 중심으로 운영되는 지자체몰(쇼핑몰)은 24조 원 대의 식음료 시장, 그 중에서도 7조 원대의 농식품 유통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까? 물론 그 영향력이나 거래액으로 보면 다른 민간 대형 유통채널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인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정확한 지자체 몰 관련 통계는 나와 있지도 않다. 개별적 쇼핑몰 현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따름이다.

어쨌거나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100 개 안팎의 지자체 쇼핑몰(도/시/군 단위가 운영하는 쇼핑몰)이 운영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대규모 인원이 운집하는 지자체별 축제가 취소됨으로써 지자체들은 더욱 더 자체 온라인 쇼핑몰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온라인 농식품 거래액이 급증하는 시대적 분위기에 힘입은 바 크다 하겠다. 하지만 지자체 쇼핑몰 중에 순항하고 있다고 꼽을 수 있는 곳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실정.

매출액과 마케팅 측면에서 대표적인 곳은 전라남도의 ▲남도장터, 경상북도의 ▲사이소, 제주특별자치도의 ▲이제주몰, 충청북도의 ▲청풍명월 등을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매출액을 보면 지자체몰 1~2위라는 전남 남도장터, 경북 사이소 등이 각각 연 500억~600억 원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100여개 지자체몰 연매출을 다 합해도 2~3천억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어쨌거나 그 가운데 전남 남도장터의 선전이 눈 부시다. 전남 농·수·축산물 대표 온라인 쇼핑몰인 남도장터가 지난해 2022 역대 최고인 60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쇼핑몰 중 1위. 전남도에 따르면 남도장터는 지난 2018년 5억 4천만 원의 판매고를 올린 이후 지난 2020년 326억 원, 2022년엔 600억원 을 돌파했다. 입점 업체와 상품을 다양화하고, 비활성화 업체에게는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한 게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각종 이벤트를 통해 전남 농·축산물의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는 데 힘써온 것도 큰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다.

남도장터에는 지난해 2022년 말 기준 약 1,826개 업체가 입점해 3만 3,217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 회원 수도 약 41만 2천 명 수준이다. 지역별 구매고객은 수도권이 26%, 비수도권이 74%를 차지하고 있다. 인기 상품으로는 쌀, 소고기, 약과, 돼지고기, 닭고기, 배, 샤인머스캣, 전복, 김치, 계란 등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도 품목별 편향이 발생하고 있는 게 보인다. 소비자 선호 농산물이 쌀, 배, 샤인머스캣, 감자, 고구마 , 소고기, 돼지고기 등으로 한정되어 있는 것이다.

경상북도의 지자체몰 사이소 역시 전남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사이소 운영실적의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53% 증가한 382억 원, 회원수는 32% 증가한 8만 6,746명, 입점농가수는 31% 증가한 1,821농가, 입점상품수는 31% 증가한 1만 552종으로 성장했다. 경북도가 온라인 유통 활성화를 위해 시·군 단위로 운영되던 쇼핑몰을 도 단위 광역플랫폼으로 통합 운영하면서 활성화효과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자체 쇼핑몰 최초로 적립포인트 제도를 도입해 지속적인 구매를 유도하고, 중소벤처기업부 ‘구독경제 지원사업’을 수행해 소상공인의 판로확대도 지원한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경북도는 올해 사이소 매출 450억 원, 회원수 12만 명과 입점농가 2천 호 목표로 사이소 홈페이지 및 시스템 전면 개편을 통해 대형 민간쇼핑몰 수준의 사용자 환경을 구축중이다.

이밖에 충청북도 지자체몰인 청풍명월 역시 올해는 지난해 매출액 70억 원을 뛰어넘을 예정이다. 올해 연말 매출액을 추산하면 100억 원을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충청북도의 설명이다.

전라남도가 운영하는 쇼핑몰 '남도장터'

◇  급성장하는 온라인 농산물 거래시장... 지자체 쇼핑몰도 함께 성장해야

앞서 살펴본 전남 남도장터, 경북 사이소, 충북 청풍명월 정도가 그나마 운영이 활성화된 지자체 몰이라고 평가받는 곳들이다. 세 곳의 매출액을 합하면 약 1천억 원이 조금 넘는다. 몇조 원이 거래되는 전체 온라인 농식품 시장과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물론 지자체 온라인 쇼핑몰은 그 특성상 민간 온라인 쇼핑몰과 직접 경쟁이 어렵다. 이윤추구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지자체의 특산물 판로 마련, 확대가 목표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연 매출액을 비교해볼 때, 농식품부를 비롯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정부가 지자체 쇼핑몰에 필요한 택배 물류비를 지원해 준다거나, 상품 개발, 브랜드 디자인 등을 돕는다면 지자체몰의 성장은 전체 온라인 농식품 시장의 비약만큼이나 성장할 수도 있다. 지역 농산물 소비와 유통채널 확대를 통해 농가소득 보전에 도움이 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지자체 몰을 운영하는 각 지자체의 지역문화와 연계한 플랫폼 발전도 필요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에 강조했던 ‘로컬 시대,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이 필요한 곳이 바로 농촌 현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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