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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단백질 많은 젖소 ‘저지종’ 국내 도입

기사승인 2023.01.24  23: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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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축 수입기준 완화, 수정란 농가 보급...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낙농 경쟁력 강화

저지종(앞), 홀스타인종(뒤) [사진=농식품부]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국내산 원유를 사용한 유가공품 생산을 늘리기 위하여 올해부터 새로운 품종인 저지종(Jersey)의 수정란을 도입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조치는 작년 말 마무리된 낙농제도 개편의 일환으로 수입산 일변도인 국내 유가공품 시장에서 가공에 적합한 품종인 저지종을 도입함으로써, 흰우유 중심의 생산구조를 유제품 소비패턴 변화에 맞춰 다양화하여 낙농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주로 사육하는 품종인 홀스타인종(Holstein)은 우유 생산량은 많으나 지방·단백질 함량이 적어 치즈, 버터 등 유가공품 생산에는 적합하지 않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흰우유 위주로 유제품을 소비하여 이러한 홀스타인종의 특성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소득수준 향상, 식생활의 서구화 등으로 유제품 소비가 증가하였고 소비 유형도 마시는 우유에서 유가공품 중심으로 변했다. 이로 인해 유제품 소비 증가분이 수입산으로 대체되면서 국내 생산이 감소하고 자급률이 하락하였지만, 국내 낙농산업은 마시는 우유를 위한 생산구조를 유지해 왔다. 수입산 유제품이 증가하고 있는 현재의 시장에서 우리 낙농가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생산구조를 바꾸기 위하여 새로운 젖소 품종을 도입하는 것은 많은 비용이 소요되어 민간만으로 추진이 쉽지 않다. 실제 2011년부터 당진낙농축산업협동조합, 서울우유협동조합 등 민간에서 저지종 도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2022년 12월말 기준(한국종축개량협회 등록) 국내에서 사육하는 저지는 510여 마리에 지나지 않아 산업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국가 지원을 통해 저지종 사육규모를 늘려갈 계획을 세우고 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홀스타인에 맞춰진 젖소의 종축 수입기준도 보완하였다. 

농식품부는 저지종 사육 확대를 위하여 올해부터 저지종 수정란을 도입한다. 암컷으로 감별된 것으로 230개 내외 수준이다. 저지종 우유를 분리하여 집유하고 저지종 우유를 사용한 유가공품 제품개발 및 생산 등의 계획을 수립한 유업체-농가 협의체를 대상으로 수정란을 보급한다.

이를 통해 국산 저지종 우유를 사용한 프리미엄 유가공품의 국내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젖소 개량기관(농협 젖소개량사업소)을 통해 저지종 종축을 확보하고 정액을 자체 생산하여 보급 단가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사육 규모를 늘려 산업화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갈색 젖소라고도 불리는 저지종은 영국 저지섬에서 기원한 품종이다. 흔히 알려진 얼룩무늬 젖소인 홀스타인종에 비해 체구가 작아 우유 생산량은 적지만 우유 내 단백질·지방 함량이 높아 치즈, 버터 등 유가공품 생산에 유리하다. 또한 체내 소화·흡수가 좋은 에이2(A2) 베타카제인 유전자 보유 비율이 높아 기능성 유제품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다.

홀스타인종에 비해 고온에 잘 적응하여 국내에서는 여름철 사양관리가 쉽고, 조사료 이용 효율도 높아 낙농가의 생산비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홀스타인보다 체구가 작고 사료 섭취량이 적어 메탄가스와 분뇨를 적게 배출하여 온실가스 발생량 감축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일본, 미국 등 낙농 선진국에서는 저지종 우유가 유성분 함량이 높아 맛이 깊고 진한 특성을 살려 고부가가치 유가공품을 제조·판매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6차 산업도 활성화되어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목장형 유가공 형태로 브랜드화하여 우유, 버터, 아이스크림, 푸딩 등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낙농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유지방 가격(인센티브) 기준 조정에 따른 생산비 절감 효과를 낙농가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전문가 자문을 통해 사료배합 비율 조정 등을 수록한 사양관리 지침을 제작, 보급한다.

또한 생산비를 낮추기 위하여 산차와 유우군검정 가격을 조기에 도입할 수 있도록 실무협의를 진행한다. 지난 낙농제도 개편 과정에서 논의했던 내용을 기반으로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이번 저지종 수정란 도입으로 국내에 일정 규모의 사육 환경이 조성되면 소비시장 변화에 맞춘 고품질·고부가가치 국산 유가공품 생산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저지종 수정란 도입이 낙농가의 소득향상과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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