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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두부 산업화 주목해야... 글로벌 푸드 가능성 충분

기사승인 2022.11.13  22: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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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 원산지 한반도 종주권 있어... 풀무원, 일본기업 제치고 미국시장 1위

농식품부와 학계에서는 콩이 약 5천년 전부터 재배되었고, 중국 고대서적에도 만주지방에서 콩을 가져다 중국에 보급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콩의 원산지가 한반도 및 만주지역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사실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식물학에서는 작물의 발상지를 야생종의 분포 유무, 변이종의 다양성을 통해 추정하는데, 콩의 경우, 한반도 곳곳에서 가장 많은 콩의 변이종이 발견되어 한반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옛 고구려 땅이었던 만주가 콩의 원산지임이 증명된 바 있다”고 되어 있다.

농식품부와 학계에서는 콩이 약 5천년 전부터 재배되었고, 중국 고대서적에도 만주지방에서 콩을 가져다 중국에 보급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놀라운 사실은 미국이 1920년대 한반도에서 전 세계 야생 콩 종자의 절반이 넘는 약 3379종의 야생 콩을 채취했다는 기록도 있다. 우리나라 즉 한반도가 콩의 원산지이기에 가능한 일 또는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콩 자급률은 30% 선에 머물고 있다. 콩 원산지에서 콩의 자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2020년 기준 30.4%인 콩 자급률을 2027년까지 약 40%로 확대하기로 했다. 와중에 국산콩 재배의 구원투수가 등장했는데, 바로 국산검정콩 품종인 청자 5호. 이 콩은 검정콩의 한 종류인데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순국산 품종이다. 수확량이 기존 검정콩 보다 두 배나 많아서 생산량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물론 영양적인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청자5호 콩이 지난해에는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청자5호’가 비만과 대사증후군 예방에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것. 농촌진흥청은 청자5호 외에도 2020년에 생산된 주요 콩 품종 ‘선풍’, ‘대찬’, ‘선유2호’로 만든 두부를 평가한 결과, 세 품종 모두 두부 가공적성과 영양성분이 우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기능성 성분인 이소플라본 함량이 ‘선풍’은 1그램당 1233마이크로그램(µg), ‘대찬’은 1092 마이크로그램이나 됐다. 이는 ‘대원콩’의 894마이크로그램보다 약 20~30% 많은 수치. 콩이 기능성 식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실마리가 발견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검정콩 ‘청자5호’로 만든 흑두부는 대표적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1그램당 1175마이크로그램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리서치 기업 리서치앤마켓과 마켓앤마켓 등이 지난 2018년 발표한 세계 두부시장(Global Tofu Market) 보고서에 따르면, 두부는 전세계 시장에서 연평균 4% 정도씩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사진=픽사베이]

◇ 콩, 한반도와 만주가 원산지... 기능성 성분도 함유 ‘글로벌 푸드’ 가능성 충분

이렇듯 한반도와 만주가 원산지인 콩을 원료로 한 두부가 세계시장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콩 자급률을 놓고 봤을 땐 다소 어색한 그림이지만, 어쨌거나 미국 두부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식품기업 풀무원의 활약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그야말로 고군분투 중이다. 지난 2019년 자료를 보면 풀무원 미국 법인 풀무원USA가 미국 두부시장에서 2019년 3분기 누적 시장점유율 75.0%(미국 닐슨데이터 기준)를 달성했다.

이 같은 성과는 최근 미국이나 서구에서 불고 있는 ‘식물성 단백질 소비확산 트렌드’와 함께, 풀무원이 아시안 마켓 대상 마케팅에서 벗어나 주류 미국인들을 겨냥한 적극적인 제품개발 및 미국 주류시장으로 유통채널을 크게 확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 만두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CJ제일제당 비비고만두 역시 미국인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풀무원은 미국을 넘어 일본에서도 두부바를 만들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풀무원 일본 법인이 지난 2020년 말에 개발한 두부바는 출시한지 2년이 채 안돼 누적판매량 2천만 개를 훌쩍 뛰어넘어 일본 현지 베스트 다이어트 간식 1~2위를 넘보고 있다. (현재는 3위)

세계적인 리서치 기업 리서치앤마켓과 마켓앤마켓 등이 지난 2018년 발표한 세계 두부시장(Global Tofu Market) 보고서에 따르면, 두부는 전세계 시장에서 연평균 4% 정도씩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육류대체 식물성단백질 시장 역시 2018년 43억 달러에서 오는 2023년 64억 달러로 연평균 7% 정도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육류대체 식품중 두부가 성장 가능성이 큰 식품으로 꼽히는 점도 주목해야 할 일이다.

우리나라만 미국과 서구를 향해 두부 공세를 벌이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7년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일본 역시 미국 두부시장 공략에 한참 전에 가세했다. 일본 유수의 식품업체인 ‘하우스 식품’은 1983년부터 일본계 회사가 로스앤젤레스에서 경영하고 있던 두부 공장에 자본을 출자, 1993년에는 합작 기업을 100% 자회사로 만들며 미국 두부 시장 공략을 시작한 바 있다. 그래서 서양인들이 두부를 일본 발음 도후와 비슷한 Tofu(토푸)라고 부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

일본 식품기업들은 미국인의 건강 지향 트렌드와 함께 미국내 두부 수요가 확대되자, 2006년부터는 뉴저지에도 두부 공장을 세워 ‘HOUSE TOFU(가정식 두부)’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두부는 일본의 연두부 ‘기누고시’보다 부드러운 것부터 구워서 먹을 수 있는 정도까지 총 6단계의 경도로 나눠져 있는 게 특징. 지난 2016년 1분기 하우스 식품의 미국 사업 매출액 107억 엔 중 두부 사업이 96억 엔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점이다. 두부 한 품목으로 몇 천억원 아니 몇 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일본식품기업이 이미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요즘엔 한국의 풀무원이 더 잘하고 있다.

풀무원USA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하이 프로테인 두부(왼쪽), 시즈닝 두부(가운데), 토핑용 두부(오른쪽) [사진=풀무원]

◇ 미국.서구의 거대한 두부시장... 일본 식품기업을 제친 한국 식품기업 풀무원

여기서 우리는 콩과 콩가공식품의 시장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물론 그동안 콩을 이용한 식품으로는 우리나라의 발효식품 된장, 간장과 일본의 낫또 정도가 꼽히곤 했다. 발효하지 않은 콩 가공식품으로는 두부와 두유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최근 10년 동안 대체육 열풍이 불면서 콩과 콩가공식품은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식품원료 및 중간재로 주목받고 있다. 대체육 햄버거, 베이커리, 커피, 요거트 등등 콩이 함유된 식품과 메뉴는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 농촌과 농업계가 이를 주목하고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고단백 웰빙식품 소비 경향을 반영한 새로운 경기도산 콩 가공기술과 제품 개발에 나섰다. 실제로 경기도내 콩 재배 면적은 2018년 4231헥타르(ha), 2019년 5124헥타르, 2021년에는 5485헥타르로 매년 증가추세다. 경기도는 내년부터 경기 콩을 도 지역특화작목으로 선정해 집중육성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청국장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템페(Tempeh), 된장소스 등을 개발하고 콩가공식품 중 간편식, 스낵류도 제품화하기로 했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신품종 콩 ‘대왕2호’의 산업화 확대를 위해 영월군 및 강릉초당두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강원농촌융복합산업지원센터 등과 함께 산학연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고품질 콩 원료곡의 안정적 생산기술 지원,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향상, 원활한 유통지원으로 콩 산업화 확대를 위해서라는 게 강원도 농업기술원측의 설명.

신품종인 대왕2호는 올해 영월 등 3개 지역에 50ha의 생산단지 조성과 지역 장류 및 두부 가공업체와 연계한 지역특산화를 추진중이다. 생산된 콩은 지역 대량소비처인 ㈜강릉초당두부, 영농조합 구만리 콩마을 등에서 가공원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그런가하면 충청북도는 지난 2019년 12월에 전국 공모사업에 응모해 선정되어 2020~2022년까지 총사업비 252억원을 투자해 `노지 콩 스마트농업 시범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렇게 생산된 고품질의 콩은 `국산콩 활용 대체식품 제조·가공 시설 구축 사업'을 통해서 상품화되고 있다. 충북농업기술원은 농업회사법인 (주)뜨란과 함께 단백질 함량이 우수한 콩을 주원료 사용하여 100% 식물성 소스를 제조하기로 했다. 식물성 대체육과 어울리는 소스를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서 완벽한 비건(Vegan) 식품을 생산하겠다는 게 충북농기원의 청사진이다.

우리나라에는 앞서 언급한 풀무원을 비롯한 많은 식품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콩가공식품협회라는 곳도 있다. 이곳 자료를 보면 콩이 지니고 있는 식품성분 중 단백질이 40%, 지방 20%, 섬유질 4%, 회분 4%, 가용성 무질소 20%, 수분 12%로 나타나있다. 그 중에서도 단백질과 지방이 가장 중요한 성분인데, 콩에는 이상하리만큼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는 게 협회와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이 두 성분을 합쳐 60%가 되는 식품은 분유와 치즈와 같은 가공식품이 이에 가깝기는 하나 콩에 미치지는 못한다는 것. 콩이 단백질과 지방을 동시에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의 중요한 것은 소화율이 높다는 것이다.

콩 속에 들어 있는 다양하고 풍부한 생리적 기능성 물질, 특히 콩 특유의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 올리고당, 사포닌, 이소플라본, 폴리페놀, 식이섬유 등은 성인병의 예방, 치유 효과에 대한 전 세계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성분들이다. 그래서 더욱 가능성이 커 보이는 게 바로 콩, 콩가공식품 시장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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