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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품종 선호 여전... 과수종자 국산화 10%대

기사승인 2022.10.28  12: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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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력 갖춘 국산 과수품종 속속 개발... 과일산업 성장전략 재점검 해봐야

국내 사과 재배 면적의 80% 이상을 여전히 부사(61%), 아오리(4.1%), 홍로(16.3%)가 차지하고 있다. 일본품종사과가 아직도 65% 정도인 걸 보면 그 위세는 여전하다.  [사진=픽사베이]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후지 사과라고 들어봤을 것이다. 이름에서 일본 후지산이 떠오를 수도 있는데 알다시피 일본품종 사과다. ‘부사’라고도 하는데 1980년~90년대 초까지만해도 가을철 추석 선물의 대표과일은 누가 뭐래도 부사였다. 

이런 현상은 2020년까지 이어져 국내 사과 재배 면적의 80% 이상을 여전히 부사(61%), 아오리(4.1%), 홍로(16.3%)가 차지하고 있다. 일본품종사과가 아직도 65% 정도인 걸 보면 그 위세는 여전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홍로라는 품종이 16%이상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 건데, 홍로는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에서 1988년 개발한 첫 국산 사과 품종. 이밖에도 아리수, 감홍, 썸머킹 등 국산 개발 사과품종이 서서히 농가에서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단감은 어떨까? 단감은 국내 6대 소비 과일(사과ㆍ배ㆍ포도ㆍ복숭아ㆍ감귤ㆍ단감)로도 꼽히는 대표적 과일이다. 놀랍게도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단감의 약 80%는 일본에서 개발된 ‘부유’ 품종이다. 차랑이라는 품종까지 더하면 일본품종이 90% 넘는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봉황’이라는 국산품종을 개발했다. 현재 20개 종묘 업체에서 생산돼 ‘국내 육성 신품종 보급사업’과 ‘신품종 실증 재배’ 등을 통해 보급 중으로 오는 2030년까지 품종 보급률을 1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처럼 일본 과일 품종이 우리나라 과수원을 점령하게 된 이유는 뭘까? 이런저런 역사적 배경이나 이유가 있겠지만, 과일을 재배하는 과수농가의 일본산 품종 선호도가 매우 높은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물론 “사과는 후지, 배는 신고, 포도는 샤인머스캣이 으뜸”이라는 소비자들의 입맛도 일본산 과일 품종이 득세하는 중요 요인.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농촌관련 연구기관이 개발한 국산품종보다 일본산이 상품성이 뛰어나니까 일본산 과일 품종이 우리 산과 들판을 뒤덮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사과ㆍ배ㆍ포도ㆍ복숭아ㆍ감귤 등 5개 품종 재배농가 약 2천 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5년 후에도 재배하고 싶은 품종 1위와 2위로 대부분 일본 품종을 꼽아 화제가 됐다. 농민들은 5년 뒤에도 재배하고픈 사과로 후지, 미야마 등 50% 가까이 일본 품종을 꼽았다. 배도 마찬가지. 일본 품종 ‘신고’ 선호도가 34%나 됐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과수 종자의 국산화율에 대한 지적이 나왔는데, 국산화율이 고작 18%라는 것. 농촌진흥청 국정감사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해외에 지급한 종자 로열티는 4개 분야 12작목에서 총 51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실에서 대표적 겨울 과채류로 인기가 높은 설향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설향 딸기는 당도가 높고 과즙이 많아 새콤달콤한 식감이 일품인 국산품종이다. [사진 = 농촌진흥청]

◇ 국산 품종 압도하는 일본과일 품종... 농가 재배 선호도 역시 일본 품종 1~2위

앞서 언급한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딸기라는 대표적 국산화 성공사례도 있긴 하다. 지난 2005년 국산품종 비율이 10%( 90%이상이 일본 품종)도 되지 않았던 딸기의 경우, 15년이 채 안된 지난 2018년 국산 딸기 품종 설향의 점유율이 무려 95%가 됐다. 특히 2018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일본 여자 컬링선수단이 우리나라 딸기 ‘설향’이 맛있다고 극찬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일본 전농(우리나라 농협에 해당)이 얼마 뒤 일본에서 열린 컬링대회에 일본산 딸기 수 백 상자를 일본 여자컬링대표팀 앞으로 배송해 ‘한일 딸기 대전’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관계기관도 노력중인 것 맞다. 매우 치열하게 국산품종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농정당국의 국산화 노력에도 농가의 인식 변화와 호응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농협 경제지주는 2년 전인 지난 2020년 신품종 국산 과일을 널리 알리고 소비촉진을 도모하기 위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함께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신품종 우리과일 페스티벌’도 열었다. 이 행사에는 우리가 개발한 국산품종 과일들 ▲사과(루비에스ㆍ피크닉 등) ▲배(슈퍼골드ㆍ창조 등) ▲포도(홍주씨들리스) ▲키위(스위트골드ㆍ골드원 등)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여전히 농가의 호응은 그리 뜨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국립특작과학원은 지난 9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대강당에서 ‘국내외 과수 스마트농업의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을 열어 ‘RCEP 및 CPTPP 등 과일시장 개방 확대에 따른 우리나라 과수산업 영향과 대응 과제’로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외국산 품종의 국내 재배가 활발한 현실에서 다양한 수입과일의 존재는 국산과일의 큰 위험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 이 자리에서는 “국산과실 품질 고급화와 적절한 수출 가격을 통해 수출 확대가 획기적으로 창출 될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표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또한 ▲수입과일 품목의 국내재배, ▲소비자 기호도 변화에 대응한 우량 신품종개발 보급 확대, ▲우량 신품종 도입 농가에는 미수익기간 동안의 재배 경비 일부 지원 제도 마련, ▲소포장 중심의 거래 환경조성, ▲과실소비일상화 운동 전개 등의 다양한 의견도 제시됐다.

그렇다면 우리 농정 관계기관, 특히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어떤 국산품종들을 개발했고 또한 개발 중일까? 이미 수많은 과일 품종들이 국산화를 이루었지만, 농가보급 확산과 소비자 입맛에 부응하는 꽤나 힘든 과정이 남아있는 게 사실. 그럼에도 개개 과일들의 국산화 현황은 널리 알려야만 할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복숭아부터 살펴보자. 복숭아는 천도복숭아(털없는 복숭아)와 털복숭아가 대중적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9년 기존의 천도품종과는 다른 단맛이 높은 새 천도 품종 ‘스위트퀸’과 ‘이노센스’ 묘목을 농가에 처음으로 보급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복숭아의 약 80%는 털복숭아, 20%는 털이 없는 복숭아로 구분되는데, 천도는 털이 없어 먹기 편한 장점이 있지만 신맛이 강해 인기가 그리 높지 않았다. 농진청은 이를 파악하고 털복숭아의 달콤함과 털 없는 복숭아의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장점을 살려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냈다.

사과도 선전하고 있다. 여름에 먹는 초록사과로 대개 일본품종 ‘쓰가루(아오리)’를 떠올린다. 그러나 쓰가루는 껍질이 두껍고 텁텁한 맛이 단점이었다. 이에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는여름사과 품종으로 ‘썸머킹’과 ‘썸머프린스’를 개발했다. 썸머킹은 7월 중순에 출하되는 사과인데 과즙도 풍부하고 당도 역시 11~14 브릭스(Brix)로 높은 편이라 인기요인을 두루 갖춘 품종이다. 썸머프린스 품종 역시 지난해부터 출시된 최신 품종으로 썸머킹과 함께 빠르게 농가의 인기를 얻으며 쓰가루 품종을 대체하고 있다. 성공사례로 꼽힐만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수박 중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건 아무래도 야구공보다 조금 크고 멜론보다는 한참 작은 미니스타일 ‘애플 수박’일 것이다. 이 수박은 특이하게도 2014년 경북 문경의 농부 박인규씨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종묘회사에서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한 품종을 가져와 수없는 시행착오 끝에 공중재배법을 개발해 대박을 낸 상품이 바로 애플수박이다. 일반 수박의 1/4 정도 크기로 1인 가구를 겨냥했다. 껍질 두께가 얇아 깎아 먹어도 되고, 과육 일부를 파내서 주스로 만들어 다시 수박 안에 넣어 먹기도 한다. 관광지에선 이미 애플수박 껍질과 통을 그대로 활용한 주스가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다.

포도의 경우 외국산처럼 씨가 없고 껍질까지 먹을 수 있는 품종이 개발됐는데 ‘홍주씨들리스’가 시장에 잘 알려진 품종이다. 맛도 좋고 아삭한 식감도 지녔다. 농촌진흥청 실험에서 홍주씨들리스는 카테킨, 쿼세틴, 레스베라트롤의 항산화물질이 외국산 포도인 크림슨 씨들리스, 톰슨 씨들리스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애플 수박은 일반 수박의 1/4 정도 크기로 1인 가구를 겨냥했다. 껍질 두께가 얇아 깎아 먹어도 되고, 과육 일부를 파내서 주스로 만들어 다시 수박 안에 넣어 먹기도 한다. [사진=롯데ON]

◇ 홍로, 애플수박 등 국산품종도 속속 개발... 시장 점유율이 문제

이러한 분위기 속에 우리나라 과일 산업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2022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가 주최하고, 한국과수농협연합회(회장 박철선)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12월 2일부터 4일까지 대구엑스코에서 개최열린다.

행가 기간 동안 ‘대표과일 선발대회’ 수상자 시상을 포함해 사과ㆍ배ㆍ단감ㆍ감귤ㆍ밤ㆍ호두ㆍ대추 등 대표 과일관을 비롯해 신품종관, 열대과일관 등 주제전시관이 문을 연다. 이밖에도 팔도 과일 라이브 특판 대축제, 과일장터 등 시ㆍ도별 홍보판매관도 선을 보이며, 과일요리 체험관, 사과나무 분양이벤트 등이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특히 신품종 우리 과일을 구경하고 맛볼 수 있어서 관심있는 소비자나 농민들의 호응이 높을 것이라는 게 주최측의 설명. 또한 대표과일 선발대회에서는 각 시·도에서 추천한 사과ㆍ배ㆍ포도ㆍ복숭아ㆍ감귤ㆍ단감ㆍ참다래ㆍ밤ㆍ호두ㆍ대추ㆍ떫은감 등 11개 품목 과실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 기관 및 소비자의 엄격한 심사·평가 과정을 거쳐 ‘올해의 대한민국 대표과일’을 뽑는다.

아무쪼록 우리 과일 생태계가 국산품종 개발이나 과수대전 같은 행사를 통해서 보다 더 탄탄해지길 기대한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과일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 전략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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