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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국산 농기계... 세계 시장 넘본다

기사승인 2022.07.16  22: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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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튀니지, 그리스 등 수출지역 확대... 한국 인지도 활용 마케팅 전략 수립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농기계는 이제 거의 로봇에 가깝다. IT 관련 복합기술 덕분이다. 그래서 세계 농기계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 오는 2030년에 무려 300조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데 이견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농기계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될까? 2021년 현재 기준으로 국내 농기계 시장 규모는 약 2조 2천억 원 대로 알려져 있다. 좋은 소식이라면 기존 국산 농기계의 사용 만족도가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안타까운 소식이라면 미래 농기계 기술에 대한 투자나 연구개발이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는 것이다. 날로 커져가는 세계 농기계시장에서 이래도 되는 걸까? 아직 국내엔 농기계관련 독립된 유관기관 하나 없는 실정이란 사실이 자못 걱정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사장 김신길)이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우리 함께 세계로! 미래로!’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기념식도 열었다. 김신길 농기계조합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농기계산업 발전과 함께 우리나라 역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무인 자율주행 농기계, 스마트팜 등 첨단 농기자재를 탄생시켰다”고 자평하고 “국내에서 개발한 첨단 농기자재가 14억 7천 만 달러라는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달성해 세계시장을 두드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또 향후 농기자재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뜻밖에도 필리핀 정부 대표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테레사 디존-드 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는 이날 축사에서 “필리핀은 한국의 농업 기계화에 있어 농기계조합의 역할을 잘 알고 있으며 ,농기계조합과 필리핀 농업부가 추진중인 농기계 개발 협력 프로젝트의 성공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김신길 농기계조합 이사장은 “필리핀은 농업기계화가 막 시작된 단계이기 때문에 한국 농기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지 공단이 설립되면 한국 농기계가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우리 농기계업체는 2018년부터 필리핀 현지에 농기계 전용 공단 설립을 추진중이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은 이를 위해 필리핀 농업부와 손잡고 필리핀 수도 마닐라 인근에 있는 바탕가스주(州)를 농기계 공단 후보지로 개발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만 실행된다면 우리나라는 필리핀 정부와 함께 ▲농업기계 기술 연구·개발시설 설립, ▲농업기계 기술인력 양성프로그램 시행, ▲농업기계화 실증단지 조성 등의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주한 잠비아 대사도 참석해 축사를 했는데, 국내 대동공업은 지난 2018년 아프리카 서남부 국가 앙골라에 농기계(PX 트랙터)를 수출한 바 있다. 대동공업이 앙골라 정부와 맺은 ‘앙골라 농업기계화 사업’에 따른 결과였는데, 총액은 1123억 원 규모. 대동공업은 현지 사무소를 설치해 사후서비스에도 노력중이다. 실제로 대동의 해외영업본부장은 지난해 대동의 글로벌 농기계 브랜드 카이오티(KIOTI)의 70개 국 수출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 농기계 회사로는 최초로 아프리카 튀니지, 에티오피아 등을 개척한 점도 인정받았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우리 함께 세계로! 미래로!’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기념식도 열었다. [사진=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창립 60주년 맞아... 농기계 수출 100억 달러 향해 매진

한편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아테네 무역관 최신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기금과 그리스 정부에서 추진하는 농업분야 보조금 지원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그리스 농기계 시장에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은 2021~2022년 동안 꾸준히 그리스 농기계 시장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농기계 보조금 프로그램 기한이 연장될 경우 그리스에서 사용되고 있는 노후 트랙터를 중심으로 교체될 것이기 때문에 트랙터 수요 시장도 약 40~60% 증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 외 쟁기, 써래 로우더, 비료기, 살포기 등 농기구 부품 수요도 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스 농업 종사자와 그리스 농기계 수입상들은 한국 농기계 브랜드의 품질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나 그리스 소비자들은 쉽게 기존 구매 브랜드를 변경하지 않는 구매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처음으로 그리스 시장에 진출하고자하는 한국기업의 경우 충분한 사전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기업은 먼저 그리스 협력 에이전트를 발굴해 고객 네트워크와 한국 브랜드의 인지도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처음으로 그리스 시장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의 경우 판매하고자 하는 트랙터 시장 판매가격이 이미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John Deere(존디어), New Holland(뉴홀랜드), Landini(란디니), Kubota(구보다), Same(싸메), Massey Ferguson(메세이퍼거슨) 브랜드에 비해 낮게 책정되어야 한다는 점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코트라 아테네 무역관의 권장사항이다.

그렇다면 우리 농기계의 판매 실적은 어느 정도일까? 올해 농협중앙회 농기계팀 판매내역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말까지 정부지원으로 판매된 농기계는 모두 1만 1,952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액수로는 2803억 8천여만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트랙터 기종이 약 3634대가 융자지원으로 판매돼 약 1817억 5천여만 원을 기록했다. 우리 농기계 중 트랙터가 정부지원으로 판매되는 농기계 중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그 다음으로 많이 팔린 것은 승용이앙기로 약 1126대가 판매됐다. 액수로는 314억 2천여만 원. 그 뒤를 이어 스피드스프레이어(SS기)가 총 608대, 169억 원 어치가 팔렸다. 또한 콤바인 69억 9천만 원, 농업용고소작업차 35억 7천만 원, 무인항공방제기 13억 6천만 원, 농용난방기 10억 원 등의 순서대로 융자지원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국산 농기계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일까?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내놓은 ‘2020 농업기계 이용 및 사후관리 실태조사(2121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농가의 95%가 국산 농업기계 품질에 대해 ‘보통 이상’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만족하다는 농가는 67.2~85.2%인데 반해 불만족은 5% 미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종인 트랙터·승용이앙기·콤바인 등의 경우 수입산에 대한 품질만족도가 근소하게 앞섰지만, ▲작업성능 ▲작업정도 ▲재질내구성 ▲조작편이성 ▲고장발생 등의 품질만족도에 있어 국산농기계에 대한 평가가 크게 높아진 점이 눈에 띈다. 주목해야 될 점은 국산 농기계도 좋아졌지만 아직은 수입산이 더 좋다는 응답이 많았다는 점이다. 농기계별로 보면, 트랙터는 수입산 품질이 우수하다는 사용자가 84.3~87.9%, 콤바인은 75~96.4%, 승용이앙기는 83.1~96.6%가 수입산이 더 우수하다는 답변이 나왔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농업기계에 대한 소비자 농업인들의 다양해진 요구와 첨단기술에 대한 니즈를 파악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토대로 농업기계 기술개발 방향을 설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내놓은 ‘2020 농업기계 이용 및 사후관리 실태조사(2121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농가의 95%가 국산 농업기계 품질에 대해 ‘보통 이상’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만족하다는 농가는 67.2~85.2%인데 반해 불만족은 5% 미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TYM의 트랙터 T130 [사진=TYM]

◇ 품질만족도 설문조사, “국산 농기계도 좋지만, 아직은 수입산이 더 좋아”

이러한 분위기 속에 우리나라 농기계업체들의 다양한 노력도 눈에 띈다. 업계 동향을 살펴보면 우선 ▲국제종합기계가 1968년 출범 이후 55년만에 TYM(구 동양물산기업)으로 인수 ‧ 합병됐다. 지난 7월 1일을 기점으로 합병되며 존속법인은 TYM의 상호를 유지하고, 국제종합기계는 해산된다. TYM은 이번 합병으로 올해 1조 원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대동은 창립 75주년을 맞아 기념 엠블럼을 공개했다. 75주년 기념 엠블럼은 대동의 심벌 마크와 C.I(Corporate Identity) 컬러인 레드와 퓨쳐 그린을 활용해 제작됐는데, 숫자 '7'은 농업과 농기계를 상징하는 대동의 심벌마크인 '철우'(鐵牛)를 모티브로 했다. 숫자 '5'는 스마트 모빌리티를 상징하는 바퀴를 표현했다고. 1962년 국내 최초로 경운기를 생산한 대동은 이후 1968년 트랙터, 1971년 콤바인, 1973년 이앙기 등을 잇달아 국산화했다. 국내 트랙터 시장점유율은 30%대 초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2022 대한민국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KIEMSTA 2022)가 오는 11월2일(수)부터 5일(토)까지 4일간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사장 김신길)과 대구시, 농민신문사가 공동 주관한다. 올해 열릴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는 스마트농업, 첨단 농기계, 밭작물 농기계에 강조점이 찍힐 예정인데, 특별관에는 자율주행 트랙터 등 첨단 농기계와 밭농업ㆍ여성 친화형 농기계가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미래농업관에는 전세계의 농업용 로봇이 다양하게 전시된다. 농기계조합은 참가업체 30개국 450여개사(해외 70개사), 참관객 20만 명을 목표로 전시공간 설계 및 홍보를 추진 중이다.

▲한국 스마트팜의 호주 진출 가능성도 화제를 낳고 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원장 안호근)이 국내 스마트팜 관련 기업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호주 스마트팜 패키지 수출활성화 사업 컨소시엄 모집공고를 냈다. 호주에 약 1ha 규모의 한국형 스마트팜을 구축하고 5년간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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