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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 배우 정우성이 왜 한 자리에?

기사승인 2021.10.24  22: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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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정’이 방향을 잃었다...농촌이 행복해야 나라가 행복하다”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신기한 일이다. 많은 유명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는데, 여기서 나온 이야기들이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 그래서 더 새롭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는데, 이 자리에선 우리 농촌과 농업을 살리자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름 하여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추진위원회(이하 ‘개벽대행진 추진위’)‘. 도올 김용옥, 배우 정우성,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진도 전 농특위원장, 도법 스님 등이 맨 앞자리에 앉았다. 이들은 국민의 행복과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위한 3농(농어민·농어업·농어촌)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 8도를 순회하는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 10월 8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자리에서 발기인 대표 도올 김용옥 전 고려대 교수는 “인간은 자연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자연을 떠나서는 행복할 수 없다. ‘자연’이 바로 ‘농산어촌이며, 농어촌의 문제가 천박한 상념 때문에 정치 판도에서 외면된다면 이 나라의 희망은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배우 정우성은 “삼시 세끼가 당연해서 사람들은 농촌을 잘 바라보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농촌이 풍요롭지 않으면 도시는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운동으로 농산어촌의 개벽과 새 시대를 열길 기대한다”고 개벽 대행진 참여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도올 김용옥 전 교수는 이 행사를 기획하면서 ‘3강(綱)5략(略)’을 강조했는데, 3강 5략이란 기후위기, 먹을거리 위기, 지역 위기 등 3가지 위기에 대응하는 농촌과 이에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론 5가지를 말한다. 도올은 또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농산어촌의 문제와 현황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 대행진 추진위원회 발기인들이 단체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박진도, 백낙청, 도올, 정우성, 도법 스님, 박맹수 총장) [사진=개벽대행진 추진위]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쉽게 말해 그간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정이 성과가 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온 것. 그나마 공익직불제 정도만 인정해줄만 하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의 농업인(1050명)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가 눈길을 끌었는데, 응답자 대부분이 농촌생활, 직업만족도, 미래 전망 등에서 만족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응답자들은 ‘농촌생활 만족도(5점 만점)’에 부문 설문에서 교육여건, 교통여건, 보건의료, 여가, 소득 및 일자리 등 항목에 대해 2.55점~2.62점 등 매우 낮은 점수를 매기고 있었다. 그 이유로는 우선 ‘낮은 소득(59.1%)’이 1위로 꼽혔다. 그 다음으로는 ‘정부관심 및 지원 부족(12.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소득만 낮다고 무조건 농촌생활에 불만을 품는 것은 아닐 게다. 정부와 국민들의 무관심에도 농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증거로는 이들이 문재인 정부의 농촌관련 국정 과제에 대해서도 매우 박한 평가를 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공익형 직접직불제 확대 및 개편’에 대한 평가가 5점 만점에 3.05점을 나타내고 있어 그나마 후한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농산어촌 지역경제 활성화 항목에서는 현 정부가 ‘매우 못하고 있다’와 ‘못하고 있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10명 중 4명, 즉 40%를 넘었다.

역시나 농산물 수급안정 및 유통체계 혁신은 ‘매우 못함’과 ‘못함’으로 답한 비율이 36.2%였다. 10년 후 미래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었다. 비관적 전망이 44.8%, 희망적이란 대답은 19.7%에 그쳤다.

서삼석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농정 방향 청사진은 인정받는 분위기였지만, 이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농정개혁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농업현장에서 부정적이며 좋지 못한 평가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어 “지방소멸 위기가 고조되고 있음에도 현장의 목소리가 정부에 반영되지 않는 현실에 대해 농업인들은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의원 역시 “문재인 정부의 공익직불제에 대한 민원이 국민신문고에 약 1237건이 접수될 정도로 제도 자체의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진짜 농업인과 가짜 농업인을 구분할 수 없는 것을 농업인의 책임으로 돌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언급한 도올 김용옥, 배우 정우성의 개벽 대행진이나 국정감사장의 이러저러한 지적들이 우리 농촌에서의 고단한 삶의 증거들이 아닐까? 이런 목소리들은 결국 농업인 삶의 질 제고는 필히 안정적 소득과 직업에 기반해야만 한다는 점을 웅변하고 있는 건 아닐까? 수십년 째 농사로만 벌어들이는 농업소득이 1천만원 초반 수준을 기록하는 게 과연 정상적인 것일까?

국민이 나서고 교수들이 나서고 영화배우까지 나서서 그 해답을 구하고 있다. 이제 정부가 나서서 그 해답을 들려주고, 보여줄 때다. 많은 이들이 농산어촌의 ‘개벽’을 외치고 있지 않은가.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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