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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탄-이산화탄소 줄이는 친환경 사료 주목

기사승인 2021.09.27  10: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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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적 화두 ‘지구온난화’... 국내외 축산-사료업계도 해법 찾기에 안간힘

온난화 대기오염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지구온난화가 세계적 화두(話頭)로 자리 잡았다. 알다시피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의 온실가스(Greenhouse Gas) 농도가 올라가 ‘온실효과’가 발생한 탓으로 지구가 점점 따뜻해지는 걸 말한다. 그 부작용은 다양한 기상재해나 생태계 교란으로 나타나 인류 생존을 점점 위협하고 있다. 마땅히 막아야할 현상. 그렇다면 어떤 것들이 온실효과를 일으켜 우리 삶을 위협할까? 안타깝게도 이것들 대부분은 인간이 만들어냈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6대 온실기체로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₆)를 꼽는다.

그럼 이 6개 기체 중에서 지구온난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뭘까? 맞다. 짐작한대로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1등 주범’이다. 왜냐하면 인간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온실기체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기체가 바로 화석에너지(석탄 석유 등) 연소로 생겨나는 이산화탄소이기 때문. 그래서 1985년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은 이산화탄소를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지구온난화에서 결코 예외일 수는 없다. 아니 오히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정부가 ‘탄소중립(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라는 주제를 국정과제로 삼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보니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늘 지탄받아온 축산업계, 축산 농가들은 가축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저감방법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손가락질 받는 걸 피하기 위해서이지만, 한편으론 메탄가스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게 곧 돈을 아끼는 길,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 해법이기 때문이다.

그런 노력들 가운데 메탄가스 저감기술이 꽤나 진척이 돼서 눈에 띄는 상황. 메탄가스를 줄이는데 효과 있는 다양한 원료들이 점점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젖소 사료에 마늘과 감귤 등을 배합해 메탄가스 배출량을 상당히 줄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무려 40% 가까이 메탄가스 저감효과를 보였다고. 그런가하면 브라질과 칠레에서는 메탄가스를 저감시키는 사료 첨가제가 곧 시판될 예정이다. 매일 소 한 마리당 4분의 1 티스푼 정도의 이 첨가제를 먹였더니, 비육우는 90%· 젖소는 30%의 장내 메탄가스 저감 효과가 나타났다고. 놀랍다.

호주에서도 흥미진진한 결과가 나왔다. 호주의 주요 축산기업이 만든 사료 첨가제가 바로 그 주인공.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는 학명이 아스파라고프시스 탁시포르미스(Asparagopsis taxiformis)인 분홍색 해조류 ‘바다고리풀’ 추출물을 젖소 사료에 섞어 먹여 메탄가스 배출을 8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사료가 소화되는 과정에서 생리활성 물질인 브로모폼이 생성돼 장내 메탄가스를 발생시키는 특정 효소를 억제하는 원리.

벨기에도 최근 맥주를 만들고 남은 발효 보리를 소에게 먹여 메탄가스 배출을 10% 이상 줄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늘 지탄받아온 축산업계, 축산 농가들은 가축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저감방법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젖소 사료에 마늘과 감귤 등을 배합해 메탄가스 배출량을 상당히 줄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무려 40% 가까이 메탄가스 저감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사진=픽사베이]

◇ 메탄ㆍ이산화탄소 저감 원료 찾기 물밑전쟁...마늘ㆍ감귤ㆍ해조류에 이어 맥주도 등장

우리나라도 지난 8월 한우의 탄소배출을 줄일 방법을 모색하는 대규모 실증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농림축산식품부·농협경제지주·한국사료협회·강원대학교·농협사료 등 12개 기관과 공동으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것. 이번 연구는 한우의 성장단계별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탄소가 어떤 요인에 의해 생기는지 정확히 규명하고, 탄소배출 저감기술을 개발하자는 게 목표.

또한 이 연구는 원료사료·배합사료·조사료 등 각 사료별로 메탄이산화탄소 배출지수를 측정해 이를 줄이는 원료를 찾아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실증연구는 내년부터 3년간 한우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연구에 투입되는 비용은 약 100억원 대. 올해 안에 세부적인 연구 계획을 마련해 조속 추진한다는데 합의한 상태다.

그런가하면 사료의 조단백질 함량 낮춰 친환경을 도모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가축이 먹는 사료 성분을 조절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는 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목적으로 사료 내 조단백질 함량을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했는데, 지금까지는 단백질 함량이 높을수록 비육에 좋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 국내 양돈 사료 조단백질 함량이 다른 나라들, 특히 축산 선진국인 덴마크, 핀란드보다도 약 5~6%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국립축산과학원이 연구를 통해 밝혀낸 사실은 달랐다. 사료에서 조단백질 함량을 1%만 낮춰도 분뇨 발생량이 약 2% 감소한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또한 축산악취 물질인 암모니아도 최대 10% 줄어들었다. 농식품부는 지난 2016년 조단백질 함량 규정이 마련된 양돈 사료를 대상으로 현재 기준보다 조단백질 비율을 2∼3% 낮추기로 결정했다.

지자체들도 온실가스 줄이기에 열심이다. 경상북도는 지난달 30일 온실가스 저감형 사료 개발을 위해 사료제조업체 ㈜케이씨피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천연물질을 이용한 사료 첨가제와 사료 배합비율 조절로 온실가스 저감 및 암모니아 악취 개선 친환경 배합사료를 산업화하자는 협약이다. 바야흐로 지자체가 나서서 친환경 배합사료 개발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하 축평원)은 지난 1월 감자부산물과 발전용 석탄 등을 활용해 친환경 사료를 만들어 한우 영세농가 24곳에 전달했다. 이로써 해당 농가의 육량등급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는 게 축평원 측의 설명. 실제로 농촌진흥청의 연구 결과를 보면, 감자 부산물의 알칼로이드 성분은 소의 체중 증가, 등지방두께 감소에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 주요 사료 기업들도 친환경 제품 개발 및 ESG 경영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농협사료는 지난 1일 창립 19주년을 맞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대를 선포했다. 온실가스 저감도 그 큰 그림의 중요축에 속한다. 특히 송아지 단계에서부터 고성장을 도모해 사육기간을 단축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은 농협사료의 '베이브' 시리즈 [사진=농협사료]

◇ 한우자조금·농식품부·지자체·축평원도 앞장서 탄소·메탄 저감 위해 총력

최근엔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사료가 해외로 수출도 된다. 주로 친환경사료인데, 전남 장흥군이 필리핀으로 매월 14톤, 20kg 700포대 씩을 수출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료의 품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우리나라 주요 사료 기업들도 친환경 제품 개발 및 ESG 경영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농협사료는 지난 1일 창립 19주년을 맞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대를 선포했다. 온실가스 저감도 그 큰 그림의 중요축에 속한다. 농협사료는 특히 송아지 단계에서부터 고성장을 도모해 사육기간을 단축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래야 짧은 사육기간 덕분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기 때문. 사육비 절감은 덤이다.

농협사료는 이를 위해 초유, 대용유, 링크, 프리미엄 등 송아지사료 4개 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안병우 농협사료 대표이사는 “이 제품들의 출시를 기점으로 앞으로 한우산업 경쟁력 강화, 환경보전, 농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품들을 더 많이 개발.생산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농협사료는 메탄 저감 사료를 개발하기 위한 메탄 발생 저감 원료 물질을 발굴해서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기도 하다.

CJ 피드엔 케어는 지난 3월 출시한 친환경 솔루션 사료 ‘돈돈명작 에코’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돈돈명작 에코는 아연의 항균 효과와 소화이용률을 최적화한 점이 특징. CJ 피드엔 케어 측은 이 제품들이 퇴비 부숙도 정책에 걸맞는 기능으로 축산농장들의 생산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림은 ESG 경영 실천을 위해 ESG 경영 중에서 환경 분야인 ‘E’를 위해 무항생제 농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신재생에너지를 구축하는 사업도 병행한다는 방침. 하림은 하림과 함께 하는 농장에서부터 친환경 사육을 추진중이며, 무항생제 인증 농가 및 동물복지 인증 농가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림은 또한 축산현장에서 배출되는 악취를 최소화하기 위해 깔짚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등의 활동도 적극 밀어붙이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축산업계와 사료생산업계는 모두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메탄가스, 이산화탄소 저감에 ‘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오늘도 지구도 지키고 사람도 지키고 축산현장의 가축도 위하는 일석삼조의 노력, 지구온난화 대응법이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다. 기대해도 실망하지 않을 결과가 나오리라는 희망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바람직한 일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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