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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산업 난제 풀 협의체 '시동'

기사승인 2021.08.26  10:2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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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농산업 발전위원회' 1차 회의 열려... 생산-가공-학계-소비자 대표 참석

농림축산식품부 박영범 차관이 8월 25일 세종시에서 열린 낙농산업 발전 위원회 제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낙농산업 발전 위원회' 1차 회의가 8월 25일 (수) 2시 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 박영범 차관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김태경 민생경제정책관, 낙농진흥회 최희종 회장,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김천주 회장, 연세대 윤성식 교수, 한국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 한국유가공협회 이창범 회장 등 17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박영범 차관은 모두 발언에서, “그동안 낙농은 타 산업 대비 안정적인 산업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산업을 둘러싼 여건이 변하고 있다.”면서 “낙농이 변화 없이 위축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거듭날 것인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차관은 “낙농산업 주무 부처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라며, “낙농진흥회를 통해 제도개선을 논의했으나 결실을 보지 못한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정부 주도의 제도개선 논의와 이에 맞춘 중장기 산업발전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박범수 축산정책국장은 낙농산업 현황을 설명하면서, “지난 20년간 낙농가수와 사육두수는 감소한 반면, 원유가격인상과 젖소의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음용유 과잉 상황에서도 농가의 소득은 증가하였다.”라고 말했다.

박 국장은 “국산 원유의 경쟁력은 점차 하락하였는데, 이는 국내 원유가격의 인상 폭이 72.2%로, 일본 33.8%, 유럽 19.6%, 미국 11.8% 등 주요국에 비해 높았던 점이 주된 원인”이라고 진단하면서 "이로 인해, 같은 기간 유제품 소비가 46.7% 증가하면서 수입량이 272.7% 증가하였으나, 국내 원유 생산은 오히려 10.7% 감소하여 자급률이 29.2%p 감소하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국장은 “이러한 진행 상황을 볼 때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시급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범수 국장은 제도개선의 기본 방향은 “낙농가의 소득안정을 도모하되 시장상황을 반영하는 가격결정과 거래체계를 도입하고, 수요에 부합하는 생산구조로 전환하는 동시에 낙농가 생산비 절감 대책을 마련하고, R&D를 확대하고 정부재정 지원 등을 개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기획재정부 김태경 민생경제정책관은 “기획재정부도 낙농산업 발전방안 마련에 협력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낙농진흥회 최희종 회장은 “지금 어려움이 있지만, 개선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 중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국여성소비자현합 김천주 회장은 “우리나라 소비자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유를 먹고 있다. 어떻게 하면 기초식품인 우유의 가격을 개선할 것인지 고민하고 개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홍연금 본부장은 “시장수요가 반영되지 않고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를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연세대학교 윤성식 교수는 “20년 전에 만들어진 낙농진흥회 정관으로 인해 현안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규정을 과감히 고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건국대학교 정경수 교수는 “외국에도 정부가 중심이 되어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사례가 있다.”라면서, “좋은 제도를 마련하되 법제화가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낙농육우협회 이승호 회장은, “낙농제도는 그동안 정부, 생산자, 수요자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 전통이었는데, 지금은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포기하고 산업 현장과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있다.”면서, “낙농산업 발전 위원회가 산업발전을 위한 것인지, 저해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정부 정책에 불만을 표했다.

서울우유 문진섭 조합장은 “연동제는 괜찮은 제도이지만, 문제가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서서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농협경제지주 조재철 상무는 “낙농 문제를 식량안보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 맹광렬 회장은 “소통이 매우 중요하지만, 최근의 상황을 보면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조급한 제도 도입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당진낙농축협 이경용 조합장은 “지난 20년간 생산량이 줄어든 것에 대해 반성하고 고민이 필요하며, 낙농가의 경쟁력을 높여 소비자가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국유가공협회 이창범 회장은 연내에 중장기 산업발전 방안 마련을 주문하면서, “이제는 정부가 결론을 내릴 시점”이라면서, “비대칭적 제도로 인해 대부분 유업체의 영업이익이 적자 상태로 우유를 팔아도 수익이 나지 않아 투자가 불가능하다. 왜 유업체가 팔리지도 않는 원유를 사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매일유업 조성형 부사장은 “일부 홈쇼핑에서 수입산 멸균유가 리터 당 1180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 원유가격은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데, 과연 낙농과 유가공산업이 지속가능 하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조 부사장은 “내부에서 싸울 것이 아니라 서로 협력하여 외국에 있는 경쟁자와 경쟁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남양유업 김승언 상무는 “원가 경쟁력이 낮아, 소비자에게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하기 곤란하다.”면서, “위축되는 백색우유 시장마저 해외 제품으로 바뀔 수 있어, 정부에서 경쟁력 있는 우유가격을 만들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연구용역 및 실무 추진단을 통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진전사항을 정리하여, 제2차 낙농산업 발전 위윈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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