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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과수농협연합회 박철선 회장

기사승인 2020.11.25  19: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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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하고 품질좋은 과일의 생산성을 높이는게 살 길... 유통구조 개선은 필수적"

[편집자주] 올해 농사가 참 힘들었다. 봄철에는 냉해, 여름에는 긴 장마, 수확기엔 태풍이 몰아쳤다. 무엇보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 19가 전세계를 강타하며 소비 위축과 물류의 차질도 농민들을 힘들게 했다. 어느 한 분야 힘들지 않은데가 없지만 과수 농가들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열매들을 키워냈다. 국내 농산물은 개방되어 외국 과일들도 넘쳐나고 고질적인 수급 불안정으로 제값 받고 팔기가 갈 수록 어려워지는 요즘이다. 해법은 과수 농가들이 직접 나서 소비도 진작시키고 출하도 조절하고 대형유통업체들과의 교섭에 나서는 수 밖에 없다. 그 구심점에 한국과수농협연합회가 있다. 박철선 회장을 만나 과수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 한국과수농협연합회는 14개 과수 전문 농협이 출자해서 만든 연합회로 알고 있다. 각각의 과일들에 대해 소개해달라.

국내 농산물 시장개방의 가속화에 따른 수입농산물 증가와 농업 생산 기술의 향상으로 농산물 생산량의 급증에 따른 과잉생산 등의 요인으로 가격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WTO, FTA 체제 출범이후 정부의 직접적인 가격지지 정책 등의 지원이 제한되면서 생산자 단체가 자발적으로 농산물의 판로를 확대하고 수급조절 및 가격안정을 도모하는 방안이 적극 모색되고 있다. 하지만 대형유통업체는 지속적으로 규모화 되고 농산물 시장 환경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으나 산지는 다양한 조직결성으로 인해 산지규모화의 저해 등 체계적인 출하조절이 어렵고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시장교섭력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01년 사과, 배, 감귤, 단감을 중심으로 8개 품목농협이 연합하여 내․외적인 공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인 한국과수농협연합회가 설립되었다. 전국 주산지 중심으로 사과, 배, 복숭아, 감귤 등을 주로 취급하는 조합으로 경기동부과수농협, 안성원예농협, 평택원예농협, 충북원예농협, 충서원예농협, 아산원예농협, 천안배원예농협, 세종공주원예농협, 익산원예농협, 나주배원예농협, 대구경북능금농협, 거창사과원예농협 제주감귤농협 등 총 14개의 품목전문농협을 회원으로 구성하고 있다.

- 지난 여름 긴 장마와 호우, 태풍 등으로 과일 작황이 좋지 않다. 과수농가 소득보전을 위해 어떤 긴급대책을 마련중인가?

올해는 냉해피해, 저온피해, 과수화상병 등 여러 가지 기상악화로 인하여 피해를 보게되어 많은 과수농가가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수출이 힘들어져 수급조절이 원활하지 못했다. 값은 비싸지고 과일을 찾는 소비자들이 적어져 소비로 이어지지 않아 소비부진이 촉진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조금사업과 같이 품목단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역할을 하기위한 자조금 사업이 필요한 것인데, 조사연구를 통한 품종갱신, 신상품 개발 등으로 시장에 맞춘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소비촉진 홍보활동으로 홍보판촉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 과일 재배면적에도 변화가 생기고, 이상기온 등으로 인한 과수 재배지 이동도 서서히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 사과와 바나나, 귤을 키우는 곳의 변화도 눈에 띈다. 현황이 어떤가?

올해 과일의 경우 봄 서리피해로 수정불량, 태풍으로 인한 생산량이 감소되었고 개화기에 냉해피해와 저온피해로 수정율이 낮아 품질도 떨어지는 것은 물론, 생산량은 전년대비 30%의 감소가 되었다. 착화기 냉해피해로 피해자욱이 선명하게 나타나고, 정형과의 비율이 예년대비 10% 남짓하여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동녹(사비), 미색과 피해로 인한 뺀질성 과일이 많아 당도도 떨어져 품질 하락했으며, 저장성에도 영향을 주게 되었다. 일부농가는 자가저장이 많은 상태이고 전년대비 가격은 코로나19등 경기침체로 인하여 가격이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 내년 설에는 기준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과실 재배지도도 많이 바뀌고 있다. 기후온난화에 따른 주요과실의 주산지가 바뀌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 우리 과일의 우수성도 인정해야겠지만, 수입과일의 특성과 고유성도 인정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이미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입맛도 세계화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 과일과 수입과일에 대한 과수농협연합회의 입장을 듣고 싶다.

재배기술의 발달로 품질에 대해서는 특별한 차이가 없다. 하지만 국산과일과 외국산과일의 차이는 무엇보다 안전성이라 할 수 있다. 재배과정과 유통과정을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믿고 구입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국내산 과실은 우리 기후의 특성에 맞는 재배기술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매해도 좋다. 우리 연합회는 지속적으로 국내산과일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미래잠재 고객인 어린이 청소년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다. 특히 국내 개발 신품종 과일 재배확대 및 소비촉진은 물론 과수우량묘목생산지원사업과 과실전국공동브랜드사업, 국산과일종합홍보사업을 통해 국내산 과일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있다.

- 과일수급 안정과 농민소득 보전이라는 2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게 한국과수농협연합회의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행중인 프로젝트나 현안이 있다면 설명해달라.

과수농업인의 실익증진과 산지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실전국공동브랜드 육성 사업과 우량과수묘목생산지원사업과 공동구매사업, 농정활동 등의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주요추진사업은 크게 생산부문, 유통부문, 회원조합 공동 구매 사업, 교육정보활동, 농정활동으로 나누어져 있다. 또한, 경쟁력 있는 과수산업 육성을 위해 생산에서부터 유통수출연구까지 주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정부 주도형에서 생산자 참여형 또는 생산 주도형 구조 개선에 앞장서고 친환경기술지원단을 운영하여 고품질 안전 다수확 재배법을 현장을 찾고 있다. 그 지역에 맞는 기술을 지도하여 경쟁력 있는 프로농가를 육성하고 생산기반을 구축하여 지속적인 고품질 생산을 유도하며 지역별로 썬플러스를 구성하여 지역 과수산업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중앙과수묘목센터는 사과, 배, 복숭아 무병화 최적 기술 개발이라는 사업으로 과수 3대과종에 무병묘 생산을 위한 최적화된 조직배양 배지조성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직무육성품종을 중심으로 무병 원종을 생산하여 국내 무병묘 유통·생산을 유도하고 농가선호품종인 사과, 배, 포도 등에 대한 무병화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중에 있다. 현재 과수 무병화 기술은 주로 외국의 기술 사례를 참조하여 개발되어 있으나, 국내의 과종과 품종에 따른 조직배양 최적화 배지, 무병화묘 생산을 위한 열처리, 항바이러스 처리 방법등이 무병화묘 생산기관에 따라 차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무병화묘 생산을 위해서 과종과 품종에 대한 무병화 기술의 표준화가 요구될 것이다.

- 요즘은 미니과일이 인기다. 오래전 방울토마토를 시작으로 최근엔 애플수박, 탁구공만한 사과 , 몽키 바나나 등등 작은 게 맛있고 잘 팔린다는 업계의 속설이 있다. 현황을 알고 싶다.

미니과일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많이받고 있다. 변화된 소비경향 패턴을 보면 미니과일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맞벌이부부와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간편하게 씻기만하면 바로 먹을 수 있고 음식물 쓰레기도 많이 나오지 않는 과일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은 소비자의 인기를 얻고 있는 작은과일, 소포장과일을 판매 하고 있다. 사과의 경우 루비에스, 별사과가 있으며 이외에는 딸기, 무화과, 방울토마토, 미니포도, 미니수박 등 작은 과일들이 추세에 따라 많이 나오고 있다.

- 코로나19로 인한 과일 소비패턴의 변화 같은 게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

코로나로 인한 외부출입을 자제하게 되면서 외식과 급식 수요감소에도 불구하고 가정과 가공 수요가 증가하면서 과일소비도 급증했다. 면역력 증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가정에서는 과일소비를 많이 하게 된 것이다. 과일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가격이 비싸지고,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조금씩 자주 과일을 구매하여 섭취를 하는 패턴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간편하게 한번만 먹을 수 있는 컵과일이나 씻지않고 바로 섭취할 수 있는 세척사과 구매가 많아졌다. 올해 유독 긴 장마와 태풍 등으로 인하여 과일 가격이 급등했다. 한시적으로 이번 추석명절은 농축산물 및 가공품에 한해 과일 선물 금액을 10~20만원으로 조정하여 소비에 기여하고자 농식품부에서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고 사과 물량부족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판매가 많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내년에는 수급조절이 원활하게 된다면 과일구매 상승을 기대해보고 있다.

- 끝으로 과수 재배농가들이나 국민들 그리고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해달라

개방화시대 우리 과수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요구하는 고품질, 안전과실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10a당 생산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과수산업에 대한 정부지원이 축산, 식량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재정 지원과 정책 수립이 정부 농업정책의 첫 번째가 되어야 한다. 현재 코로나로 인하여 수입과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국산과일이 자리매김을 할 수 있도록 농업인과 관계자들이 한마음이 되어 극복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는 과수산업 발전과 성장을 위해 노력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시행되었던 청탁금지법상 농축수산 선물 상한액 결정은 국산과일 소비의 정체된 상황에서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향후 전면적으로 개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무자조금 사업은 같은 품목을 생산하는 생산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그 재원으로 소비홍보, 수급안정, 유통구조개선, 경쟁력제고, 수출활성화, 교육 및 정보제공, 조사연구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여 해당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이번 11월 20일 이후 시행되는 「농수산자조금의 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른 자조금 미가입 농업인은 사과산업 발전 기반에 조성에 기여할수 있도록 스스로 의무자조금제도에 적극적인 협조 바란다. 끝으로 유통단계와 유통마진을 줄여 농가와 소비자 모두 상생할수 있도록 유통구조개선이 필요하다. 유통단계를 축소하여 마진을 줄이고 농가 수취가격을 높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 가격도 낮출 수 있는 좋은 정책을 세워주셨으면 한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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