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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백화점으로 도시와 농촌 잇는 오작교를 꿈꾼다

기사승인 2019.09.22  00: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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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아시아종묘 류경오 대표와 도시농업백화점 ‘채가원’

한 여행전문가는 이렇게 말했다. “사막을 걷는 것은 누군가의 지붕 위를 걷는 일이다.” 한편 국내 굴지의 종묘회사 대표이자 도시농업전문가는 이렇게 말한다. “도시에서 텃밭을 가꾸는 것은 자연과 속삭이는 일이다.” 더불어 누군가는 또 이렇게 덧붙일 수도 있을 게다. “도시농업은 농촌과 도시를 잇는 오작교이자 농업의 홈베이스가 될 것이다.”라고.

도시농업. 근래에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는 단어인데, 얼마 전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때 살아남아 화제가 되었던 성당 옥상의 꿀벌들 역시 도시농업의 한 갈래다. 텃밭가꾸기에서부터 아파트 옥상농업, 옥상 정원 등 도시농업의 범주는 꽤나 다양하고 넓다. 도시에서 농업이 분리된 것은 산업화 이후의 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최근엔 다시 농업이 도시로 들어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거다.

그런 자연스러움 덕분인지 , 농림축산식품부 통계를 둘러보면 도시농업 텃밭 면적은 2010년 104헥타르(ha)에서 지난해 1300ha로 십여 년이 채 안 돼 13배 가까이 급증했다. 도시농부 숫자도 같은 기간 15만 명에서 212만 명으로 14배 이상 크게 늘었다. 우리나라 농업인구가 약 120만~150만 명 이라니까, 도시에서 농업을 꿈꾸는 인구가 배 정도나 많은 셈이다. 여러 매체에서 소개했듯이 미국이나 일본의 앞선 도시농업 사례들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한껏 고무시킨다. 화려하고도 기발하니까.

잘 알다시피 도시에서 농사짓기, 주로 텃밭가꾸기로 대변되는 도시농업의 매력은 상상 외로 크다. 텃밭에 자리잡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채소들과 두런두런 대화하는 일이 심신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건 이미 상식이다. 거기에 ‘치유’라는 말도 등장한다. 단순한 취미와 소일거리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맑은 공기는 덤이다. 텃밭식물이 미세먼지의 상당량(약 30~40%)을 없애줄 뿐 아니라 좋은 공기까지 배출해준다니 말이다.

아시아종묘는 국내 최초로 도시농업백화점인 '채가원'을 열었다. 채소·가정·원예의 준말인 채가원은 텃밭과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도시농부에게 필요한 도시농업 관련 자재를 총 집합해 전시 판매한다. [사진=아시아종묘]

◇ 산업화 이후 분리되었던 농업이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것, 도시농업

우리나라에서도 도시농업 열풍이 불어닥칠 분위기다. 귀농귀촌 인구가 몇 년 새 50만 명을 넘어섰다는 통계자료도 나왔다. 그런 분위기 속에 농촌과 농민을 위해 참 많은 일을 해내고 도시농업까지 선도하는 인물과 기업이 있다. 

일본 종자를 대체할 양파,양배추 국산종자를 개발해 종자주권을 지켜내는가 하면, 항 당뇨 및 항암 기능성 채소 개발로 농가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으며, 10여년 째 북한에 종자를 제공함으로써 남북농업교류를 실천하고 있는 회사. 그 회사가 최근엔 도시농업의 홈베이스가 될 도시농업백화점 오픈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마디로 우리 농업의 가려운 곳과 사각지대를 누비며 해결사 역할을 해내는 회사가 있는데 바로 아시아 종묘(대표 류경오)다.

선견지명. 아시아종묘의 그간의 행보는 선견지명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겠다.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곳을 바라보며 묵묵히 그곳에 볕이 들게 만들어 싹을 틔우고 마침내는 아름드리 나무가 되게 만드는 힘. 최근엔 그 힘과 에너지가 오는 8월 말 개점을 앞둔 아시아종묘(주)의 도시농업백화점 ‘채가원’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종묘가 마침내 도시농업백화점 ‘채가원’의 BI(Brand Identity)를 공개했다. 채가원(채소 가정 원예의 줄임말) 의 BI는 어떻게 하면 도시민이 가정에서 손쉽게 농작물에 대한 접근성을 늘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탄생했다고. 채가원의 BI는 가정에서 길러먹는 건강한 먹거리를 의미하고 있다. 로고에는 가정을 의미하는 집의 형상과 채소를 상징하는 새싹의 이미지, 신선함과 건강함을 뜻하는 녹색 계통의 색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채소·가정·원예의 준말인 채가원은 텃밭과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도시농부에게 필요한 도시농업 관련 자재를 총 집합해 전시 판매하는 도시농업백화점이다. 채가원에서는 씨앗을 비롯하여 모종, 원예자재, 영양제, 텃밭도구, 농산물가공식품 등이 판매된다.

채가원은 ‘씨앗에서 식탁까지’라는 슬로건을 통해 도시민이 도시농업에 쉽게 접근하고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준비 중이다. 도시농업을 일상으로 만들고 필요한 씨앗과 자재를 구입하고, 이에 대한 교육을 통해 지식도 얻어가는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시아종묘의 류경오 대표이사는 “도시농업이 활성화 되어야 내가 먹는 식품이 어떠한 효능이 있는지 알게 되고, 기능성 씨앗을 직접 길러 먹으면서 건강을 챙길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 국내 최초로 도시농업백화점 오픈하는 아시아종묘 류경오 대표

국내 최초의 도시농업백화점 채가원은 곧 경기도 하남시 서하남IC 인근에서 문을 열 예정이다. 스케일도 크게 총 68억 원이 투입된다. 대지면적 1567㎡(연건평 1514㎡) 규모로 만들어진 도시농업백화점 채가원에서는 아시아종묘의 앞서가는 종자 상품을 비롯해 비료, 화분, 원예자재, 소도구 등 도시농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곳에서 구매할 수 있다. 농업과 농사의 모든 것, 즉 ‘올 댓 애그리컬처(All that agriculture)’를 표방한다.

앞서 언급했듯 종자 국산화, 남북 종자.농업교류, 항암.항당뇨 기능성 채소 개발이라는 선견지명을 현실화해낸 아시아종묘 류경오 대표는 도시농업백화점이 우리나라 종자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라는 자부심으로 충만하다. 류대표는 채가원을 한국 방문 외국 바이어들이 꼭 들러야 하는 국가적 방문코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있기도 하다. 우리 농업의 발전상을 보여주고 수출도 할 수 있는 백화점이자 박물관이 바로 채가원이라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

아시아종묘는 2016년에 매출액 200억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코스닥으로 이전 등록(상장)했다. 회사의 규모 역시 서울시 문정동 본사를 비롯, 경기도 이천시와 전북 김제시 생명공학육종연구소, 전남 영암 품질관리센터, 전남 해남 남부채종연구소 등으로 날로 확장중이다.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는데, 2011년에 인도법인과 2013년에는 베트남 지사를 만들었다. 현재는 우즈베키스탄에 양파연구소를 겸한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종자기업의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 항암.항당뇨 기능성 쌈채소 개발, 양파.양배추 종자 국산화, 남북종자협력까지

아시아종묘 류경오 대표는 사단법인 도시농업포럼 회장도 맡고 있는데, 최근엔 <도시농업 12달>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류대표는 대학에서 학보사 편집장을 지낸 경력으로 그 동안 10권이 넘는 농업관련 책을 낸 작가 겸 출판인이기도 한데, 이 책은 ‘열심히 뛰고 있는 초보농부와 도시농사꾼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서 출간했다고.

류대표는 책에서 ‘도시농업은 지구에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즉 천지창조 때부터 시작됐다’라는 생각이 든다며 도시농업과 텃밭가꾸기를 하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텃밭가꾸기가 예술작업 같다는 말도 덧붙인다.

‘텃밭 작물들의 가족관계’, ‘채소도 사람처럼 성격이 다르다’,‘ 돈 주고도 못사는 자연의 가르침’, ‘종자봉투 뒷면의 비밀’ 등등의 소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농업전문가이자 종묘회사 대표로서 농사를 짓는 도시농부의 마음이 차곡차곡 담긴 책이 바로 <도시농업 12달>이다.

다음은 아시아종묘 류경오 대표와의 일문일답

아시아종묘 류경오 대표는 "도시농업은 취미를 겸한, 안전한 먹거리의 최소량 확보이고, 농촌농업은 규모화 농업으로 바뀌는 것이다. 도시농업이 옛날 재래적, 전통적 방식의 좀 손이 많이 가는 농사일거리인 반면에 농촌농업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한 자동화, 기계화 농업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진은 아시아종묘 류경오 대표

- 도시농업 백화점 역시 앞서가는 프로젝트라는 생각이 든다. 설립자로서 당연히 도시농업백화점의 10년 뒤를 상상해봤을 것이다. 어떤 모습일 것 같은가?

백화점들의 경영이 어렵다고들 아우성이다. 이러한 때 오픈하는 도시농업백화점의 경영도 긴장감이 감돈다. 기능성 백화점으로 틈새시장을 잘 열어가야 할 것 같다. 10년 후라면 각 지방 국도변에 작은 규모의 미니도시농업백화점이 많이 생겨날 것 같다. 규모가 큰 곳들에는 각종 연회 행사부터 시작해서 농촌생산자들의 판매행사, 도시농업지도사들의 교육장과 모임장소, 도시농업대학, 도시농업 창업센터 등 다양한 활동과 산업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농업 백화점 채가원이 경기도 인근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지에도 운영이 되고 있을 것이다. 또 기능성채소 품종들이 널리 재배되고 예를 들어 혈당강하에 도움을 주는 미인풋고추는 풋고추 대명사로 자리 잡혀져 있을 것이다.

 

- 도시농업을 통해 아시아종묘의 기능성 쌈채소나 항암. 항당뇨 채소 종자를 재배하는 일이 도시인과 농민들의 마음을 잇는 튼튼한 교량이자 공통분모가 될 것 같다. 대표가 꿈꾸는 미래 대한민국 농촌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도시농업과 농촌농업을 대략적으로라도 비교하면서 설명한다면?

최근 요양병원과 요양원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도시 내 요양시설들의 경우 자리가 나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또 안타까운 현실은 한번 들어가면 다시 살아서 못나온다는 소식들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 새롭게 탄생한 ‘팜케어(Farm Care)’사업이 여러 사람들에게 환영받는다는 것이다. 요양시설을 도시농업과 연계한 것이다. 병실이나 건물 내에 지정된 곳에 하루 종일 갇혀서 있는 것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리하지 않게 텃밭에서 채소, 허브, 꽃, 유실수 등을 키우고 가꾸며 지내는 것이다.

한국 농촌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와 젊은 청년들의 귀농으로, 우리나라 농업도 이젠 소농에서 중대농 규모로 농업경영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다. 가정농과 산업농으로 크게 구분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시농업은 취미를 겸한, 안전한 먹거리의 최소량 확보이고, 농촌농업은 규모화 농업으로 바뀌는 것이다. 도시농업이 옛날 재래적, 전통적 방식의 좀 손이 많이 가는 농사일거리인 반면에 농촌농업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한 자동화, 기계화 농업이 주를 이룰 것이다.

또 도시농업 속에 놀고 있는 건물들이 많이 생겨날 경우 수직농업과 수경농업을 활용한 물고기와 작물을 함께 키우는 아쿠아포닉스(Aquaponics)도 전세계적인 추세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네덜란드에서 매일매일 발행되는 일일원예신문 ‘Hortidaily’를 구독하고 있는데 주요 기사내용은 대규모 시설하우스 단지가 10ha(약 삼만 평), 100ha(약 삼십만 평)씩 생겨났다는 기사 내용들이다.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농업의 규모화와 대기업의 농업 진출도 기대해야할 것 같다.

 

- 도시농업인들에게 재배를 권장하는 채소와 작물들이 <도시농업 12달>에 상세하게 나와있다. 자급자족이나 친척 지인들과 나눠먹는 일을 넘어서, 도시농업을 통해 생산.재배된 농산물을 상업적으로 유통하는 터미널로 도시농업백화점이 기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농산물 유통이라는 난제의 해법을 묻는 게 아니라 도시농업과 농산물 유통이라는 다소 한정된 범위 안에서의 질문이다. 도시농업, 도시농업 생산물, 유통 이라는 흐름 속에서 간략하게 설명 부탁한다.

우리나라 농가들의 농사기술력은 세계적으로 우수하다. 다만, 유통이 어려워서 생산물을 제값 받고 팔지를 못해 늘 농촌현장에서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귀농귀촌 하는 분들은 그래도 도시 소비자의 선호도를 알고, 유통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생산과 유통의 조화가 협업이 꼭 급박하게 필요한 때이다.

도시농업 생산물의 소비는 자가소비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넘쳐나는 경우는 텃밭현장부근의 노인정, 교회, 미용실 등을 찾아가면 나눔을 할 수가 있다. 또 텃밭 농산물을 가공식품, 건강보조식품, 특히 기능성 먹거리로 활용하고자 서로 신선채소 조리 방법과 가공을 위한 제조 방법을 시도해 보고 이를 인터넷상에서 공유하게 된다면 농산물 소비를 더욱 귀하고 알차게 하게 될 것이다.

 

- 류경오 대표이사의 선견지명과 통찰력이 놀라울 때가 많다. 순우리말 농업용어를 사용하자고 오래전부터 주장해왔는데, 최근 한일무역분쟁 상황과도 오버랩 되는 것 같아 신기하다. 고쳐 써야 될 가장 시급한 농업용어(한자식, 일본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몇 개만 예를 든다면?

채소를 중국에서는 소채(蔬菜), 일본에서는 야채(野菜)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채소로 부른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꾸 일본식으로 야채로 부르고 있다. 물론 한자표현이지만 ‘채소‘로 통일되어 사용되기를 기대해본다. 씨앗봉투에는 파종(播種), 정식(定植), 수확(收穫)이 꼭 표시되는데 씨 뿌림, 아주심기, 거두기로 바꿔 불렀으면 싶다. 아시아종묘는 도시농업백화점용 씨앗 봉투에 우리말로 표시해 도시농업인의 이해를 돕고 있다.

송영국 기자 syk@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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