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태선 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장

2023-03-30  11:19:55     정재길 기자

[한국영농신문 정재길 기자] 

지난해 1월 제12대 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장으로 취임 후 2년차를 맞이한 하태선 본부장은 본부 업무의 총 책임자로서 공사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현장을 지휘하느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하태선 본부장은 “공사는 115년간 축적된 경험과 기술, 전국적인 조직과 풍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어떤 기관보다 국가와 국민에게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면서, “농어업, 농어촌의 거센 변화의 바람에 선제적으로 대응함과 동시에 농민들이 걱정 없이 영농에 종사할 수 있도록 공사의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며 공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농어촌의 행복한 미래 구현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하태선 본부장을 만나 올해 중점 경영방향, 농지은행 등 주요사업 추진계획,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공사의 노력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하태선 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장

- 농어촌공사 및 경북지역본부 소개 부탁드린다.

115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농어촌공사는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기반 조성과 농어촌 복지 증진을 위해 일하는 기관이다. 주 업무는 크게 네 가지로, 농어촌이라는 공간을 대상으로 땅(地), 물(水), 사람(人), 마을(村)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우선 간척지 등 대규모로 조성된 농지를 관리하며, 농지가 쌀・밭작물 등 농업 주산단지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한다. 농업용수 부문은 가뭄·홍수에 대비한 용수확보와 깨끗한 농어촌 용수 공급 등 수자원을 개발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중점을 둔다. 농어업인과 관련해 젊은 창업농부터 고령 농업인까지 지원하는 맞춤형 농지은행사업을 통해 농업인의 영농 정착, 농가소득 증대, 노후 생활 안정을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농어촌에 쾌적한 정주여건을 조성하고, 농산업 도농교류를 활성화하여 농어촌 지역의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경북지역본부는 관내 17개 지사를 두고 대구광역시 및 경상북도 23개 시·군의 농업분야 사업을 관리하고 있다. 700여 명의 직원들이 농어업·농어촌 발전을 위한 고객밀착경영 실천 및 농어촌과 도시가 더불어 균형 발전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 올해 경북본부 중점 경영방향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올해 경북본부는 '최신, 혁신, 쇄신'의 공사 3대 경영 방향에 발맞춰 '신사업 리딩, 신뢰도 회복, 신가치 창출'을 본부 3대 경영목표로 설정하였다. 농어업의 미래 성장산업화를 선도하고, 새로운 혁신의 바람을 통해 '경쟁력 있는 조직, 국민에게 신뢰받는 조직'으로 탈바꿈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업용수관리, 생산기반정비사업 등 공사 고유업무를 충실히 수행하여 2023년 사업비 6500억 원을 차질없이 집행해 나가고, 동시에 지속가능한 농어촌 조성을 위한 신성장동력 확충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스마트팜혁신밸리 등 대형 스마트팜을 성공적으로 완공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자체 스마트 농업 인프라 확충에 앞장서고, 자연재해예방사업 등 국민 안전관련 사업영역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안전과 청렴을 경영 최우선 가치로 삼아 농어업인이 삶의 질 향상과 안전하고 활기찬 농어촌 구현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농지은행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든든한 농가 경영안전망을 구축하고, 청년농업인 육성 및 안정적 영농 정착 지원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 농업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지은행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농지은행사업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린다.

공사는 농지은행사업을 통해 농업인의 '진입-성장-전업-은퇴' 등 생애주기별 맞춤지원을 실시하여 농업인의 영농 정착과 경쟁력 강화, 노후생활 안정을 돕고 있다. 경북본부는 지난해 맞춤형 농지지원사업 1605억 원을 포함 농지은행사업에 본부 역대 최대 사업비인 2570억 원을 집행하여 대구·경북 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기반 구축에 기여한 바 있다. 올해는 2308억 원 사업비를 확보하여 많은 농업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세부 사업별로는 ▲청년창업농, 후계농업인 및 2030세대의 경영규모 확대를 위한 농지(과원) 규모화사업 160억 원, ▲부채, 자연재해 등으로 위기에 처한 농가를 지원하는 농가경영회생 지원사업 480억 원, ▲은퇴·이농 희망농가의 농지를 매입하는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 1370억 원, ▲고령농업인의 노후생활 안정자금을 지원하는 농지연금사업 298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 고령농업인의 노후를 위한 ‘농지연금’이 인기다. 농지연금사업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린다.

농촌지역의 고령 인구 비율은 2000년 이미 초고령사회 기준인 20%를 넘어섰으며 현재 50%대에 육박하고 있다. 농가 인구의 급격한 고령화는 고령 농업인들의 노후 소득 부족 문제를 초래하고 있으며, 결국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현실이다.

공사에서는 고령 농업인의 노후 소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세계 최초로 농지를 담보로 하는 농지연금을 도입하였다. 농지연금은 만 60세 이상, 영농경력 5년 이상의 농업인이라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노후생활 안정 자금을 매월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해 말 기준 대구·경북 농지연금 누적 가입 건수는 3175건이었으며 해마다 가입 건이 증가하여 농업인의 실질적인 노후 대비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매년 제도개선을 통해 더 많은 농업인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만 65세 이상이었던 가입 신청 연령을 만 60세로 완화한 데 이어 올해는 농지연금 승계형 상품에 가입 가능한 배우자 연령을 만 60세에서 55세로 하향 조정하고, 임대형 우대상품 등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농업에 평생을 헌신해 온 농어촌 어르신들이 경제적 안정을 누리며 자긍심을 갖고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

-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일상화되고 있다. 안전한 영농기반 조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최근 이상기후가 일상화된 현실을 톡톡히 실감하고 있다. 홍수, 가뭄, 지진 등 기상 이변의 발생 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작년에는 기록적인 폭우를 몰고 온 태풍 힌남노로 인해 경북지역 저수지 곳곳에 피해를 입기도 했다. 공사에서는 태풍 및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에 대비하여 농업기반시설의 성능 개선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올해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가뭄상습지역에 저수지, 양수장 등 수리시설을 설치하는 ▲다목적 농촌용수개발사업 7지구 324억 원, 농촌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수리시설물을 확장 보강하는 ▲지표수보강개발사업 4지구 48억 원을 투입하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저지대 농경지 등에 홍수 피해를 예방하는 ▲배수개선사업 17지구 357억 원, 노후파손된 시설을 적기에 보수보강하는 ▲수리시설 개보수사업 76지구 635억 원을 투입하여 안전한 영농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작년 태풍 힌남노 당시 시설물 피해가 발생한 경주 왕신저수지, 권이저수지 등 11개 시설물의 항구복구를 위한 예산 408억 원을 확보하여 시설물의 재해대처 능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총 저수용량 20만 톤 이상 저수지의 사전방류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하여 저수지 수위 조절 능력 또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하태선 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장(왼쪽 두 번째)이 포항 영암1리항 어촌뉴딜 300사업 현장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

-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스마트 농업 확산을 위해 공사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현재 스마트 농업을 통한 미래 농업으로의 대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농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팜은 청년 농업인 인재가 농촌에 유입될 수 있도록 하고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켜 농업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본부에서는 본부 내 ‘신성장사업추진단’이라는 전문조직을 통해 경북 스마트팜 혁신밸리, 안동 노지 스마트 농업 등 대형 스마트 농업 기반 조성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스마트 농업 확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경북 스마트팜 혁신밸리사업은 상주시 사벌국면 일원에 전국 최대 규모의 첨단 농업 거점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2021년 핵심시설 시공을 완공하였다. 청년보육센터·임대형 스마트팜 등을 조성하여 청년 농업인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공사에서는 전국 최초로 시행된 ‘안동 노지스마트농업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준공하여 노지에서의 스마트 농업 확산 체계 구축에도 앞장섰다.

앞으로 스마트 농업 분야에서 축적해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디지털혁신 농업타운 조성 등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스마트 농업 조성사업에 참여하여 스마트 농업 인프라 확충과 사업 다각화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농업·농촌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청년들이 농촌에 유입되고, 청년들이 농업을 이어갈 후계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사에서는 청년들이 농사지을 땅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을 통해 청년농에게 농지를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은 은퇴농이나, 이농하는 분들의 농지를 공사가 매입하여 청년농 등 농업인에게 5년 이상 장기로 저렴하게 임대하는 사업이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공공임대용 매입사업 등을 통해 대구·경북 관내 청년농업인 3905명에게 총 4321ha의 농지를 지원하였다. 또한, 작년부터는 경상북도와 협력하여 청년 농업인이 공사 농지은행사업을 통해 농지 임대차 계약 시 임대료의 50%를 기준으로 연간 최대 200만 원 한도로 총 3년간 지원받을 수 있는 청년농업인 농지 임대료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공사가 유휴농지, 국공유지 등을 매입해 스마트팜 영농이 가능하도록 경지 정리 후 청년 농업인에게 지원해주는 ‘농업 스타트업 단지 조성사업’, 공공임대용 비축농지에 스마트팜을 설치한 후 청년 농업인에게 장기 임대 해주는 ‘비축농지 임대형 스마트팜’ 사업 등을 통해 청년 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 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대구·경북 농어업인 여러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농어촌을 든든히 지켜주고 계시는 대구ㆍ경북 농업인 여러분의 노고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현재 우리 농어촌은 고령화와 공동화 그리고 최근에는 전 세계적인 식량 안보 위기로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농어촌의 어려움을 개선하고 농어업인 여러분이 좀 더 편하게 농어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재난·재해에도 안전한 영농환경을 조성하고, 농업환경 변화에 맞는 맞춤형 사업을 추진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대구·경북 농어업인들의 소득 증대와 삶의 질 향상을 적극 지원하겠다. 

저희 본부는 농어업인과 함께하고 농어촌을 위해 일하는 공사의 존재가치를 되새기며 농어업인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드리겠다. 농어촌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농어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공사의 노력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