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은 청년 '일자리'-노인 ‘의료복지’ 절실

2022-04-17  22:20:26     이병로 기자
청년 가구의 34.1%는 5년 안에 도시로 이주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것. 이는 연령 통합 전체 응답자의 이주 희망 비율인 22.6%보다 높았다. [사진=농촌진흥청]

[한국영농신문 이병로 기자] 

노인 1인 가구는 병원에 가는데 대중교통(59.5%)을 가장 많이 이용하며 평균 33.3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농촌에 사는 65세 이상 노인들은 읍내병원을 가는데 마을버스를 타고 3~40분을 혼자서 이동한다는 뜻이다.

이는 농촌진흥청의 ‘2021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로 드러난 결과다. 전반적으로 농어촌지역 노인 1인 가구에겐 ‘의료보건 서비스’ 확대가, 청년 가구에는 ‘일자리 확충’ 및 ‘생활환경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어촌 4천 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로 지난 6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내용. 2021년에는 보건의료, 사회안전망, 복지서비스 등에 대한 심층 조사가 진행됐다.

이밖에도 농촌 노인들은 병이 생겼을 때 가장 큰 어려움으로 치료비 부담(37.6%)을 꼽았고 , 그 다음으론 의료기관까지의 이동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또한 노인들은 내과와 정형외과가 부족한 점을 아쉽다고 응답했다. 이에 비해 청년 가구는 치료비 부담(16.4%)보다는 적합한 의료기관 찾기가 어렵다(26.0%)고 답했으며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았다.

또한 농어촌지역의 국민건강보험 가입률은 95.7%, 국민연금 가입률은 71.8%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5년 전보다 각각 1.5%P, 7.3%P 증가한 수치. 청년 가구의 국민건강보험 가입률은 99.9%로 직장 가입자(66.8%)가 지역가입자(33.1%)보다 많았다. 노인 1인 가구의 국민건강보험 가입률은 89.2%로 자녀 등 직장 가입자의 피부양자(62.0%)가 가장 많았다.

주목할 점이 또 있다. 농어가만 가입하는 농업인 보험 가입률 증가 추세다. 청년 가구 가입률은 농작물 재해보험 65.2%, 농기계 종합보험 51.0%, 농지연금 25.5%, 농업인 안전 보험 14.2%로 나타났다. 노인 1인 가구 가입률은 각각 16.9%, 15.4%, 1.9%였다.

또 농어촌 주민 종합 생활 만족도는 53.4점으로 나타났다. 내용별로는 환경‧경관(65.9점), 안전(64.6), 이웃 관계(61.0)에서 만족도가 높았고, 교육 여건(44.9), 문화 여가(43.0)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삶에 대한 행복감은 평균 57.5점으로, 청년 가구는 62.7점, 노인 1인 가구는 50.1점. 행복 요인으로는 청년 가구가 가족(37.3%)과 경제적 안정(24.4%)을 꼽았고, 노인 1인 가구가 건강(69.0%)을 꼽았다.

농정 관계자들이 놓쳐서는 안 될 점이 또 있다. 청년 가구의 34.1%는 5년 안에 도시로 이주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것. 이는 연령 통합 전체 응답자의 이주 희망 비율인 22.6%보다 높았다. 청년층의 도시 이주 희망자가 많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상황인 것이다.

청년 가구는 이주를 희망하는 이유로 취업 등 직업관련 사유(84.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즉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지 않는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청년농 3만명 육성을 목표로 하는 윤석열 정부가 귀기울여야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