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던 것들의 반란? ‘탄소중립’은 신산업 창출 중

2021-09-05  22:34:33     김찬래 기자
광생이모자반 [사진=해양수산부]

[한국영농신문 김찬래 기자] 

해파리와 불가사리만 어민들의 미움을 받는 건 아니다. 더 있다. 바로 괭생이모자반. 이름도 요상한 괭생이모자반이란 해조류는 매년 봄철 국내 해안으로 떠밀려와 양식어가에 엄청난 피해를 준다. 악취까지 동반하는데, 원래는 중국에서 자라던 것들이다.

피해를 보고만 있을 순 없어 수거작업을 하는데 이게 보통 만만한 일이 아니다. 제주도에서 올해만 괭생이모자반 9천여 톤을 수거했다. 지난 해 수거량 5,100여 톤의 거의 2배에 육박하는 양이다. 미운 놈이 없어지기는 커녕 점점 더 숫자가 늘어나기만 하는 형국. 

그러다보니 우리나라 해양수산부가 중국 정부와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가 중국 농업농촌부, 해경국과 '제10차 한·중 수산고위급회담'을 열고 괭생이모자반 등 부유성 해조류 경보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괭생이모자반을 두고 역발상이 풍성하다. 쓸모없고 버려야만 했던 괭생이모자반을 활용해 제품개발 방안 연구가 활발하다는 소식.

▲첫째로 괭생이모자반을 바이오 소재와 항균기능성 나노복합체로 개발하는 방안. ▲둘째로는 괭생이모자반 추출물에서 염증성 피부 질환 예방·치료 효능, 비용종과 축농증 예방 치료 효능, 활성산소 생성 억제 효능 등을 발견하고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 소재로 사용하는 방안. ▲셋째로는 성게 등 어류의 먹이로 재활용하는 방안. ▲네 번째로는 퇴비로 만들어 희망 농가나 어가에 공급하는 방안.

실제로 제주도는 올해 수거량 중 9700톤을 퇴비로 만들어서 농가에 무상 공급했다. 이로써 폐기물처리업체에 위탁함으로써 써야 될 비용 약 40억원을 절약했다는 후문.

축산현장에서 발생하는 축각분의 재활용 방법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축각분이란 소, 돼지의 뿔·발톱 등 버려지는 비식용 도축부산물로 질소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 8월 24일 안성시 벼 유기재배 시험지에서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축각분 활용 국산 혼합유기질비료 현장평가회’를 열었다.

경기농기원은 수입 유박비료를 대체할 수 있는 유기질비료 개발을 위해 2017년부터 국산 유기자원을 이용한 유기질비료 개발 연구를 수행해 2018년 축각분을 이용한 국산 유기질비료를 개발해 특허등록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내 비료업체에 통상실시 계약을 체결하고 기술이전 했으며, 친환경 농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유기농업자재로 등록해 올해 2월 혼합유기질비료로 출시됐다.

괭생이 모자반과 축각분. 환경도 지키고 돈도 아끼는, 아니 돈을 버는 방법이 쓸모없던 것들 속에 숨어있었던 거다. 버려지던 것들의 '환골탈태', 이를 열렬히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