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 방치하면 관절∙척추에 무리 줄 수 있어

2021-02-22  22:16:30     김지우 기자

 

몸은 총 206개의 뼈로 구성돼 있는데, 그 중 양쪽 발에 있는 뼈만 52개다.

인체를 구성하는 전체 뼈 중에 4분의 1이 작은 발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또한 발에는 64개의 근육과 힘줄(건), 그리고 다수의 관절과 인대 등이 발의 구조를 견고하게 감싸고 있다.

이렇게 대단한 발도 피로가 누적돼 있거나 증상이 발생하면 즉각적인 이상 신호를 보낸다.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 소건막류, 발목염좌, 발목관절염 등과 같은 증상이 대표적인 발의 이상신호다.
그 중에서도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무지)의 뼈가 변형돼 바깥쪽으로 15도 이상 꺾인(외반) 족부질환이다.

평발 및 가족력과 같은 유전적인 요인도 물론 존재하나, 맞지 않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 같은 잘못된 생활습관 등도 원인이 된다.

증상 초기에는 엄지발가락 안쪽이 돌출되고 빨갛게 변하기 시작하다 점차 엄지발가락 안쪽 부위에도 통증이 나타난다.

시간이 흐를수록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고 신경이 뭉치면서 발바닥 앞쪽 부위까지 통증이 확대되는 양상으로 전개된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발 모양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질환이 점차 진행될수록 엄지발가락의 끝이 바깥쪽을 향해 휘어지고 엄지발가락의 시작 부분이 발 안쪽으로 돌출되면서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해간다.

또한 돌출된 부위가 신발 안쪽과 마찰돼 피부 염증을 일으키거나 관절 통증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심할 경우 발가락끼리 겹쳐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기형적인 발 모양을 교정하는 무지외반증수술이 필요하다.

무지외반증 환자는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에 체중을 싣지 않고 걷게 돼 필연적으로 발목·무릎·허리에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발생, 관절·척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여성 무릎관절염 환자 중 무지외반증 동반은 비교적 흔한 편이다.

그래서 해당 질환은 되도록 빨리 치료하면 좋지만 실제로 보행에 큰 지장이 오기 전까지는 방치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오랜 기간 방치하게 되면 수술이 필요하게 되는데, 발은 여러 뼈가 얽혀있는 생각보다 복잡한 부위다. 그래서 환자들은 과연 수술 후 발 모양이 정상으로 돌아올지 그리고 통증은 심하지 않은지 걱정하게 된다.

질환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보존적 치료로 증상 완화를 꾀할 수 있지만,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20도 이상 휘면 수술적 치료를 고민해 봐야 한다.

여러 치료 방법 중 하나인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MICA)로 휜 엄지발가락을 교정을 기대할 수 있다. 5mm 정도 미세 절개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빠른 일상으로의 복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보행을 하는 데에 있어 발 하나만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릎과 고관절, 척추도 연계해 사용하므로 전체 균형이 무너지면 다른 관절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당장 눈에 보이는 미관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내부의 구조물 손상과 관절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눈에 띄는 변형이 심하거나 신발을 신을 때 통증으로 불편하다면 가까운 정형외과를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진단받아야 한다.

[도움말 : 김병철 방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