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선물’ 고민되면 '대통령 처럼, 백종원 처럼'

2021-02-09  07:23:57     이병로 기자

민족최대의 명절이란 말, 하도 많이 들어서 좀 식상하겠지만, 어쨌거나 곧 설 연휴의 시작이다. 코로나19 때문에 고향을 오가는 발길이야 대폭 줄어들 테지만, 정성 가득한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만큼은 꿋꿋하게 이어질 것이다.

설 선물이나 명절 선물을 거론하면 저절로 떠오르는 농업계 현안이 있는데 바로 ‘고향세’의 실행과 이로 인한 농업 활성화다. 지난해 9월 22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향세’가 의결됐는데, 이후론 감감 무소식이다. 

고향세는 말 그대로 고향을 떠나 타지에 사는 이들이 자신의 고향 지자체에 금품을 기부하고, 추후에 세액 감면이나 답례품을 돌려받는 걸 말한다. 지방재정 확충에 도움도 되고 지방소멸 가속화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특히 일본은 고향세 도입으로 해당 지역 농어촌 특산물 소비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의원은 "일본의 2018년 고향세 납세 총액은 약 5127억 엔(한화 약 5조 5천억 원)으로 2017년 3653억 엔보다 40%나 늘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뜻밖에도 국회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려, 고향세는 아직도 시행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고향세가 시행되기 전에는 고향을 도울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일까? 특히나 설날 같은 명절에 손놓고 가만히 있어야만 하는 걸까?

그건 아니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각 지자체별로 별도 운영하는 온라인 농특산물 쇼핑몰을 적극 이용하면 된다. ‘거시기’에서부터 ‘사이소’에 이르기까지 지자체 운영 온라인몰은 그 이름부터 흥미진진하다.

(재)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이 운영하는 '거시기 장터' [사진=사이트 첫화면 캡쳐]

◇ ‘고향세’ 시행 전에도 고향 도울 방법 많아.. 고향 온라인몰 '클릭' 먼저

▲ 전라북도 농특산물 온라인쇼핑몰 ’거시기 장터‘ = 전라북도와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이 설 명절을 앞두고 2월 5일까지 온라인쇼핑몰 '거시기장터'에서 지역 농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이번 설 명절 기획전은 코로나19와 한파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회복함과 동시에 안전한 전북의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우, 배, 사과, 곶감, 한과, 건강식품 등 568개 제품이 판매됐다. 모든 상품은 20% 할인된 가격으로 팔렸다. 거시기장터는 지난해 7월 새로 단장한 전라북도 농특산물 쇼핑몰의 이름이다.

▲ 경상북도 농·특산물 쇼핑몰 ‘사이소’ = 경북도는 코로나19로 인해 판매에 고충이 많은 농산물의 판로확대를 위해 농·특산물 쇼핑몰 ‘사이소’에서 2월 10일까지 ‘설 명절 특별 온라인 기획전’을 진행했다. 이번 기획전은 ‘사이소 몰’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164억원을 달성 한 기념 이벤트로 마련됐다. 사이소 몰에 입점된 전 품목이 20% 할인가격으로 판매됐다. 사이소몰은 네이버, 카카오, 우체국 쇼핑 등과 함께 설맞이 할인 행사를 대대적으로 추진해 관심을 모았다. 사이소 몰은 올해 매출 250억원, 회원 수 5만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라남도 농수축산물 종합쇼핑몰 ‘남도장터’ = 남도장터는 설맞이 판매 활성화를 위해 2월 10일까지 총 583개 제품을 최대 76%까지 할인 판매했다. 전라남도는 부산 롯데백화점과 광주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설맞이 판촉전을 진행했다. 또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농수산물 소비촉진을 위해 전라남도 우수 농수특산물 직거래 장터를 개설했다. 전라남도 농식품유통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직거래 판매망을 확대 운영해 꾸준히 농수산물 소비 촉진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상남도 농특산물 온라인 쇼핑몰 ‘e경남몰’ = 경남도 대표 농수산물 온라인쇼핑몰인 e경남몰은 설을 맞아 2월 14일까지 총 8천 명에게 10% 할인쿠폰을 발행한다. 또 상품별 최대 30%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e경남몰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은 제로페이(경남사랑상품권)으로 온라인 결제도 할 수 있다. e경남몰은 꾸러미 상품으로도 유명하다.

▲제주도 ‘e제주몰’ = 제주도는 제주몰의 온라인 판매 매출 비중을 지난해 44%에서 올해 60%로 확대하기로 했다. e제주몰 플랫폼 고도화 사업을 통해 접근‧편의성도 개선하기로 했다. 소비자 트렌드를 고려해 라이브 커머스와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판매품목 확대, 히트상품 발굴, 3개국 이상 신규 직영몰 확대 등의 공격적 정책도 밀어붙이기로 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남방국가 진출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 ‘제주 마을기업몰’ = 제주도내 마을기업의 우수 상품들을 한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제주마을기업몰’이 최근 문을 열었다. 이 몰에는 제주도내 38개 마을기업이 입점, 농산물과 수산물, 특산품, 화장품, 체험상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오픈 기념 10~35% 할인 기획전도 마련된다.

▲강원도 온라인 몰 ‘강원마트’ = 강원도 대표 온라인 쇼핑몰인 '강원마트'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강원마트의 매출액은 2019년의 126억 원 보다 25% 늘어난 늘어난 약 158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2년 문을 연 강원마트는 최근 4년간 매출액 170%, 입점상품 200%, 입점기업 380% 증가 등 성장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형 쇼핑몰과 연계 판매 등으로 매출이 증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강원마트는 2월 12일까지 '설 특판 행사·기획전'도 벌이고 있다.

▲경기도 농특산물 온라인몰 ‘마켓경기’ = 경기농수산진흥원이 설을 맞아 온·오프라인 특별 판매전을 연다. 오프라인에서는 경기도의회에서 파주, 양평, 가평 등 16개 지역 업체가 참여해서 ‘마켓경기 설 특별 전시기획전’을 열었다. ‘마켓경기’에서 최소 2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가능하다. 한편 마켓경기는 네이버 쇼핑 라이브 방송을 통해 ‘명절 간편식 총출동, 한끼해결 단독 LIVE’를 진행하기도 했다.

▲충청남도 농특산물 온라인몰 ‘농사랑’ = 충남도는 대표 농특산물 온라인 쇼핑몰인 ‘농사랑’에서 설맞이 특별 판매전을 실시중이다. 특별 기획전에서는 한우를 비롯해 과일, 곶감, 한과, 밤, 약과 등 농특산물을 할인된 특가로 판매한다. 설맞이 쿠폰, 오늘의 핫딜 특가 상품, 특별제안 선물 상품 등 다양한 할인행사(최대 68%)를 통해 더욱 저렴하게 농사랑 몰을 이용할 수 있다.

▲ 충청북도 농산물 온라인몰 ‘청풍명월장터’ = 청풍명월장터는 충청북도의 신선한 농산물과 각종 가공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장터다. 청주시, 충주, 괴산, 음성, 증편, 영동 등에서 자란 건강한 농산물을 제철에 맞춰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설을 맞이하여 2021년 1월 20일 ~ 2월 4일까지 16일간 설 선물 상품 비대면 특별행사를 진행했다.

올해도 문재인 대통령은 설 명절을 맞아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각 분야에서 애쓰고 있는 1만 5천여 명에게 설 선물을 보냈다. 이번 대통령의 설 선물상자에는 경북의 안동소주, 경기 여주의 강정, 전북 김제의 약과, 전남 무안의 꽃차, 충남 당진의 유과 등이 담겼다. [사진=청와대]

◇ 대통령과 백종원의 지역 특산물 살리기... 명절 선물도 고향 농축수산물로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언제나 농특산물로 구성되어 있다. 상자를 열면 정중앙엔 이강주, 안동소주 등의 지역명품주가 있고, 그 좌우엔 각 지역의 곡물들과 한과, 강정 등이 정성스레 포장돼 자리잡고 있다.

올해도 문재인 대통령은 설 명절을 맞아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각 분야에서 애쓰고 있는 1만 5천여 명에게 설 선물을 보냈다. 이번 대통령의 설 선물상자에는 경북의 안동소주, 경기 여주의 강정, 전북 김제의 약과, 전남 무안의 꽃차, 충남 당진의 유과 등이 담겼다. 역대 대통령들의 명절 선물이 지역별 농특산물이라는 공통점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편 외식경영전문가 백종원씨의 방송출연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백종원씨가 방송에서 언급한 농산물과 음식만 알고 있어도 음식 소비 트렌드와 유행에서 뒤처지는 일은 없다. 백종원씨가 최근 방송에서 다룬 농수산물은 과메기, 애호박, 감자, 시금치, 사과, 참조기, 바다장어, 시래기 등등 수십 종류에 이른다. 그가 언급하기만 하면 해당지역의 재고는 금세 바닥을 보인다. 백종원씨를 대한민국 농산물ㆍ수산물 유통.소비 활성화의 국가대표 또는 감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명절 선물을 고를 때 떠올려보면 좋을 사람 두 사람은 바로 대통령과 백종원씨다. 아무쪼록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명절선물을 고르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