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산림] 가리왕산, 언제까지 평창 동계올림픽 후유증으로 남을 건가?

2020-09-28  01:16:25     김찬래 기자

벌써 그렇게 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2년이 훌쩍 넘어버렸다. 그런데 아직까지 이견만 팽팽한 채 애물단지가 되어 신음하는 곳이 있다. 바로 강원도 정선군 가리왕산이다. 스키장으로 쓰였던 가리왕산을 원래대로 복원하자는 산림청과 존치해서 스포츠시설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강원도와 정선군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는 곳. 코로나 19 여파로 인해 2020년 올해는 논의조차 사라진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

그나마 논의의 실마리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 하나 생긴 게 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이 나온다. 2024년 동계청소년올림픽을 강원도가 유치한 것. 이에 정선군은 평창동계 올림픽 유산 계승 및 시설 활용에 대한 명분은 확보됐다는 입장으로 강하게 존치를 밀어붙이고 있다. 건설에 2천억원이 들었고 복원에 4천억원이 들 것이므로 존치가 낫다는 입장도 정선군의 또 다른 명분이다.

하지만 중앙 정부는 이에 대해 속 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산림청의 복원 입장 고수라는 원칙만 존재할 따름이다. 가리왕산 문제가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걱정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와중에 정선군은 코로나19의 지역감염 차단과 군민안전을 위한다며 각종 축제 및 행사 까지 전면 취소하며 가리왕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올인’하는 모양새다. 함백산야생화축제, 고한골목길정원박람회, 2020 가리왕산 뮤직페스티벌 행사도 이에 따라 전면 취소됐다.

다소 의외의 인물이 가리왕산 해법을 조언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지난달 20일 정선포럼에 강연자로 와서 가리왕산 문제를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강원도는 지구적인 고민을 논의하는 포럼 장소로 가장 적절하기에 아름다운 자연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가 강원도에서는 훨씬 시급한 문제”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또 “강원도민이 결정해야 할 문제다. 토론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원론을 앞세웠다. 토론이 존중됨으로써 결과에 상관없이 시민들의 지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맞다. 마이클 샌델 교수 말처럼 , 토론이라도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거 같다. 그래서 그 토론의 과정과 결과를 온 국민 앞에 드러내서 중앙정부의 입장을 이끌어내는 동력으로 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가리왕산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스키장으로 쓰였던 가리왕산을 원래대로 복원하자는 산림청과 존치해서 스포츠시설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강원도와 정선군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다. 코로나 19 여파로 인해 2020년 올해는 논의조차 사라진 상황이다. [사진=산림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