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한 알에 1만원 시대... '수출 드라이브’ 시동

2020-06-22  00:04:50     이광조 기자

딸기 한 알이 1만원을 넘었다는 말은 아직 듣지 못했다. 일본 지자체에서 마케팅 차원에서 포도 한 송이에 2백만원, 멜론 한 통에 3천만원 등등의 가격표를 붙인다는 건 안다. 그렇다면 딸기가 고가에 팔리는 경우가 없는 걸까? 아니다. 있다.

죽향이라는 딸기 품종이 있다. 약 7년 전 전남 담양 농업기술센터에서 개발된 이래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스타 딸기다. 당도도 높고 과육도 단단해서 서울 가락동 농수산시장에서 2킬로그램에 9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동남아에 수출되는 딸기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으며, 홍콩에선 한 알에 약 1,500원에 팔린 적도 있는 고품종 고가 딸기다. 죽향을 비롯해 고품종 딸기는 계속 출현중이다.

올해 2020년엔 비타민C 고함량 딸기인 ‘비타베리’라는 품종도 등장했다. 이른바 기능성 딸기인 셈이다. 그 유명한 토종 딸기 품종인 설향 보다도 더 달고 비타민C 함량도 높다. 물론 가격도 약 1.5배 더 나간다. 달걀보다 큰 딸기도 있다. 바로 아리향이다. 일반 딸기보다 약 2배 가까이 크고 당도도 탁월하다. 한 개에 1천 원 정도에 팔린다. 국산 품종인 매향과 설향을 접붙여서 탄생한 금실은 복숭아향이 나는 딸기다. 홍콩과 베트남 등 남방권 국가들로 수출되는 딸기다.

최근 딸기수출을 확대하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노력이 돋보인다. 3년 내에 1억 달러 수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호언장담이다. 그래서인지 지난 10일 ‘딸기 수출 혁신 전진대회’라는 비장하고 결의에 찬 이름의 행사가 열렸다. 딸기 수출을 도맡아온 일선 농가와 딸기 수출업체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우리나라 딸기가 전세계 26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생산량의 2.8%만 수출되므로 앞으로 수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딸기수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추진하겠노라고 약속했다. 오랜만에 참 좋은 소식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딸기 수출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매향에만 의존하기보다, 새로운 딸기품종을 개발하는 일도 시급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아무쪼록 정부의 ‘딸기 수출 드라이브’가 신품종이라는 돛을 달고 순항하길 기대한다. 농민들도 기대가 크다. 단위면적당 수익 1위라는 타이틀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품목이 딸기라서 더욱 그러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김현수 장관은 6월 10일 오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딸기 수출 혁신 전진대회에 참석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