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들도 '헌혈'을 한다?

2020-06-10  09:10:17     송영국 기자

코로나19 여파가 혈액 부족 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 헌혈인구의 약 43%에 달하는 고등학교-대학교 개학이 연기되면서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혈액보유량이 5월 13일 기준 2.7일분 ‘주의’ 단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위급상황에 꼭 필요한 혈액을 비축해 두는 헌혈. 사람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다. 반려동물에게도 필요하다. 다만 국내 인식 부족으로 반려동물 헌혈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민간 기업에서 국내 반려견 헌혈 문화를 만들기 위해 나서 화제다.

반려동물 식품 전문기업 네슬레 퓨리나는 지난 9일 ‘아임 도그너(I'm DOgNOR)’ 캠페인을 후원한다고 밝혔다. 

도그너는 반려견을 의미하는 개(Dog)와 기부자(Donor)가 합성어로, 수혈이 필요한 개들에게 도움을 주는 자발적 헌혈견들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반려견 헌혈에 대한 인식 부재로 수술에 필요한 혈액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필요 혈액의 약 90% 이상을 공혈견에게만 의지하고 있다. 공혈견이란 수혈을 위해 평생 피를 내어주는 개들을 말한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당하며 평생 월 1회씩 채혈을 진행하고 있다. 

네슬레 퓨리나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도그너들에게 세계적인 도그쇼인 ‘웨스트민스터 도그쇼’의 챔피언 사료로 유명한 ‘프로플랜 퍼포먼스(17kg)’와 함께 헌혈 증명서, 에코백, 도그너 조끼와 스카프를 증정한다. 또한, 헌혈에 동참한 반려견이 무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아임 도그너 캠페인에 참여하려면 우선 체중 25kg 이상, 2~8세의 건강한 반려견이어야 한다. 심장 사상충 및 내외부 구충 예방, 종합백신 예방접종이 필수이며, 헌혈 당일 진행되는 건강검진을 통과해야 한다.

반려견 헌혈은 사람과는 달리, 헌혈 2주 전부터 복용약과 각종 예방 접종을 중지하고 헌혈 예정 8시간 전부터 금식하는 등의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네슬레 퓨리나 관계자는 “연 1회의 정기적인 헌혈은 반려견의 신진대사 촉진에 도움이 되고, 반려견의 건강을 면밀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며 “이번 캠페인 후원이 국내 반려견 헌혈에 대한 긍정적 인식 고취는 물론 올바른 국내 반려견 헌혈 문화 정착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노원 24시 N동물센터에서 진행한 '아임 도그너' 캠페인 현장 [사진=롯데네슬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