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원국유림관리소 김 진 소장

2020-04-28  09:02:26     한국영농신문
수원국유림관리소 김진 소장

1960년대까지 민둥산이었던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치산녹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현재 전 국토 어디에서나 울창한 숲을 볼 수 있다. 울창한 숲은 국산 목재의 공급처이자 지친 우리들의 삶에 활력을 선사하는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산림청 통계에 의하면 2019년까지 최근 10년간 총 4839건의 산불이 발생하여 8572㏊의 면적이 소실 되었으며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까지 최소 반세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보다 심각한 것은 산불로 인해 후손에게 물려줄 귀중한 문화재가 소실되었을 뿐 아니라 소중한 인명이 희생되기도 했다. 2019년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로 2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하였으며, 주택 및 시설물 등 916곳이 전소된 것을 보면 산불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무서운지 쉽게 알 수 있다.

산불은 봄철 건조기인 3월에서 5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산림청에서는 이 기간 중 특별히 대형산불특별대책기간(3.14∼4.15)을 설정하여 산불 예방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금년에는 다행히 작년 같은 대형산불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연휴가 시작되는 4월말부터 5월초에 또다시 고비가 올 수 있으므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최근 10년간 주요 산불 발생원인을 보면 입산자 실화가 34%, 논·밭두렁 소각이 16%, 쓰레기 소각이 14%로 나타나고 있는 등 대부분이 인위적인 것으로 단순한 실수나 소각 등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산불 예방은 어려운 일이거나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충분히 예방할 수가 있다. 등산객은 산행 시 절대 화기물을 소지하고 입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캠핑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하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농·산촌의 농업용 폐비닐, 고춧대, 깻단 등 농업 잔재물은 반드시 행정관청의 도움을 받아 폐기물로 처리하여야 한다. 양이 적어서, 날씨가 흐리니, 보는 사람이 없으니 또는 밤에 태우면 모르겠지 등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하는 순간 조그만 불씨는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산으로 가고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이다.

이렇듯 산불 발생 원인의 대부분이 사람들의 단순한 부주의에서 생겨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산불방지를 위해 산림공무원의 단속과 계도 등의 법대로만 처리하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우리 모두가 주의를 기울이고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라는 인식을 개선하여야 울창한 숲, 아름다운 숲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